"내 육체를 지배한다"는 망상에 빠져 길을 가던 마을 이장에게 둔기를 휘둘러 살해한 60대 남성에게 징역 13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살인죄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9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7월 충남 논산시의 한 도로에서 논에 일을 하기 위해 지나가던 마을 이장 B씨에게 다가가 "왜 자신의 말을 무시하느냐"며 둔기로 수차례 내려쳐 그 자리에서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당시 편집성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던 정신장애 2급으로 평소 B씨가 자신의 몸을 지배하고 정신을 조정해 동성애자로 만들려고 한다는 망상에 빠져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범행 당시 자신의 행위로 인해 B씨가 사망하는 결과를 발생시킬 만한 가능성 또는 위험이 있음을 충분히 인식하거나 예견했다고 보인다"며 살인의 고의성을 인정, 치료감호와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2심 역시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는 A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은 "A씨가 가격한 도구는 철제 쇠파이프로 이를 이용해 급소를 가격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음은 누구나 쉽게 예견할 수 있다"며 1심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살인죄의 고의, 정당방위, 과잉방위 및 심신상실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상고 기각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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