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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헝다-자자오예 신용등급 강등 '제한적 디폴트'

中 헝다-자자오예 신용등급 강등 '제한적 디폴트'
7일 중국 베이징에서 시민들이 헝다그룹의 상업지구 개발 현장을 지나가고 있다.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다국적 신용평가사 피치가 중국 부동산 기업 헝다그룹과 다른 부동산 업체 자자오예의 신용등급을 ‘제한적 채무불이행(디폴트)’ 등급으로 강등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에 따르면 피치는 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헝다그룹의 신용 등급을 ‘C’에서 ‘제한적 디폴트(RD)’로 낮췄다고 알렸다. 피치는 헝다가 지난 6일까지 총 8250만달러(약 976억원) 규모의 채권 이자 2건을 지급해야 했지만 지급 여부를 확인해 달라는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헝다는 당초 지난달에 해당 이자를 지급했어야 했으나 기한을 지키지 못했고 30일의 유예기간을 넘겼다. 피치는 헝다가 지급 여부를 확인하지 않으면서 지급이 되지 않았다고 판단해 신용등급을 낮췄다.

주요 신평사들은 헝다가 이미 지난달 이자를 내지 못해 실질적인 디폴트 상태였지만 공식적인 디폴트 선언을 미루고 있었다. 현재 피치는 회사채 발행자가 디폴트에도 불구하고 파산 신청 없이 회사를 정상 운영하는 경우 RD 등급을 매긴다.

6월 기준으로 약 3000억달러의 빚을 지고 있는 헝다는 중국 내 채권 이자를 간신히 내고 있었지만 역외에서 발행된 달러 채권의 이자 지급이 어려운 상황이다. 헝다가 역외에서 발행한 달러 채권은 192억달러(약 22조7000억원) 규모다. 피치는 이번 등급 조정으로 헝다의 회사채에 디폴트 상황이 발생했다며 해당 채권 보유자의 25%가 상환을 요구하면 즉시 지급 만기가 도래한 것으로 간주되고 헝다가 이에 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피치는 이날 다른 중국 부동산 기업인 자자오예의 신용등급도 RD로 깎았다. 자자오예는 지난 7일 4억달러 역외 채권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지 못했다. 관계자들은 자자오예의 역외 채권 규모가 120억달러 수준이며 자자오예가 이 가운데 25% 이상을 보유한 채권단의 자문기관과 조만간 비밀유지계약을 맺고 채무조정 논의를 시작한다고 전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