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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자산운용도 수장 교체..대형운용사 CEO 물갈이 '본격화'

삼성운용 ‘골드만삭스’ 출신 서봉균 삼성증권 부문장 새 대표 내정
한투운용 'ETF산파' 배재규 삼성운용 부사장 영입...ETF 재도약 
미래에셋운용 '부동산전문가' 최창훈 부회장 선임 등 CEO교체폭 커

삼성자산운용도 수장 교체..대형운용사 CEO 물갈이 '본격화'
좌측부터 삼성운용 서봉균 대표 내정자, 한투운용 배재규 대표 내정자, 미래에셋운용 최창훈 부회장, 이병성 대표

[파이낸셜뉴스] 지속된 공모펀드 부진으로 국내 대형 빅3 운용사들이 최근 잇따라 최고 경영자(CEO)를 교체하고 재도약 행보를 가속화 중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미래에셋, 한국투신, 삼성자산운용이 최근 연말 정기 인사에서 CEO 교체를 확정 지었다. 이 날 삼성자산운용은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서봉균 삼성증권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장을 신임 대표이사 후보로 추전했다고 밝혔다.

서봉균 신임 대표는 금융투자업계에서 약 30여년간 근무한 운용 전문가다. 모간스탠리증권 서울지점, 씨티글로벌마켓증권 등 굴지의 외국계 증권사를 두루 거쳤고,‘주식 전문가’로 명성을 떨쳤다. 2004년부터 15년간 골드만삭스증권 증권 담당 총괄을 지냈고 삼성증권엔 트레이딩 담당 임원으로 2019년 합류했다. 업계에선 서 대표의 인사를 파격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그간 ETF 등 패시브 운용을 강화했던 삼성자산운용이 외국계 주식전문가 출신을 새 사장으로 영입하면서 향후 운용 전략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봤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서 대표가 ETF 시장 지위를 공고히 하는 한편 글로벌 인프라 확장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앞서 한국투신운용도 저조한 ETF(상장지수펀드)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국내 ETF의 아버지로 꼽히는 배재규 삼성자산운용 부사장을 차기 수장으로 내정했다. 이 회사가 외부 ETF전문가를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61년생인 배 부사장은 2002년 삼성투신운용(삼성자산운용의 전신) 재직 시절 국내 1호 ETF인 KODEX200을 선보인 인물로 업계에서 '한국 ETF 아버지', '패시브운용 1세대'로 꼽힌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최근 ETF 경쟁에 각 운용사들이 사활을 건 만큼 한국투신운용이 ETF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배재규 부사장을 영입해 재도약에 올인 할 방침인 것으로 안다"며 "그간 한국투신운용을 이끌어 온 조홍래 대표는 지주로 이동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현재 국내 ETF시장은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의 시장점유율이 각각 42.95%, 34.60%에 달하며 양강 체제를 구축 중이다. 한국투신의 시장 점유율은 5.12% 수준이다.

앞서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지난 달 최창훈 부회장과 이병성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하며 새로운 ‘투톱’ 체제를 구축했다. 2016년부터 6년간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이끌어 온 김미섭·서유석 각자대표 체제는 막을 내렸다.

최창훈 부회장은 자산운용업계 최고 부동산 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미국 오하이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코넬대학교 대학원에서 부동산금융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삼성에버랜드(현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와 교보생명, 부동산 컨설팅회사인 BHPK를 거쳐 지난 2005년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에 합류했다. 2011년 부동산 투자 부문 대표로 승진해 대체투자 경쟁력을 키우는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빅3 대형사들의 최근 인사 키워드를 보면, ETF나 대체투자 강화 등 공모펀드 부진을 타개 할 패시브나 부동산 분야 강화 전문가들이 눈에 띈다”며 “주요 대형 운용사들의 CEO 물갈이가 본격화되면서 다른 운용사들 CEO 인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크다”고 전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