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급망 차질에 고전
해외 생산기지 철수 잇따라
인텔·US스틸·GE 등 새 공장
값싼 노동력과 원자재 가격을 찾아 해외로 생산기지를 보냈던 미국 기업들이 본국으로 다시 철수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독일 도이체벨레(DW) 방송은 글로벌화에 맞춰 미국 기업들이 해외로 떠났으나 현지에서 원자재 부족에 생산성까지 떨어지자 생산 시설을 점차 본국으로 다시 가져오는 추세라고 전했다.
미국 기업들은 글로벌화 덕에 해외에서 생산비를 줄이면서 이윤을 극대화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미국 경제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의 침체에서 벗어나면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원자재와 반도체 같은 부품, 중간제품 부족에 기업들이 해외에서 고전해왔다.
중소기업들 뿐만 대기업들도 공급망 차질에 고전하고 있으나 2024년 이전까지는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애플의 경우 지난 분기(7~9월) 매출이 60억달러(약 7조900억원) 감소했으며 스포츠용품업체 나이키는 베트남에서 가동에 차질을 빚으면서 1억600만켤레를 적게 생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완구업체 하스브로는 운임비 상승으로 고전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이 한창이던 지난 2019년부터 미국 기업들은 아시아 시장에 대한 의존도 줄이기에 나서면서 대신 본국에 대한 투자를 점차 늘려오기 시작했다.
인텔은 지난 3월 미 애리조나주에 200억달러(약 24조원)를 투자해 반도체 공장 두곳을 건설하는 계획을 공개했다. 또 제네럴모터스(GM)는 미시간주에 배터리 공장을 건설함으로써 리튬 배터리의 새로운 허브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철강업체 US스틸은 30억달러(약 3조5500억원) 규모인 새 해외 공장 계획을 취소하고 대신 앨라배마나 아칸소주에 건설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이밖에 제너럴일렉트릭(GE)과 록히드, 써모피셔 같은 기업들도 해외 공장들의 본국으로 철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DW는 전했다.
부품 병목 현상이 국가 안보까지 위협하자 이를 심각하게 여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취임후 인프라 투자 법안에 국내 제조기업들을 지원하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그러나 미국 산업계에서는 여전히 미국내 제조비가 독일에 비해 15%, 중국에 비해 40% 비싸다며 세금 감면과 숙련공 양성을 위한 장기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비용 감축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는 근로자들이 증가하면서 기업들이 직원 채용에 고전하고 있고 특히 조립 생산 라인직 종사를 꺼리고 있어 해결해야할 과제로 지적됐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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