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 배곧대교 조감도. 사진제공=시흥시
【파이낸셜뉴스 시흥=강근주 기자】 시흥시 배곧신도시와 인천 송도국제도시를 잇는 배곧대교 건설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지을 전략 및 소규모환경영향평가 본안에 대한 한강유역환경청 재검토 심의 결과가 14일 발표됐다.
한강유역환경청은 협의내용을 통해 △배곧대교는 람사르습지를 통과하는 노선으로 환경적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아 사업계획 재검토가 필요하며 △전략환경영향평가 초안에 제시된 노선과 동일해 친환경적이지 않은 도로계획이며 △대체습지보호지역 추진이 새로운 서식지 창출로 보기 어렵고 △송도갯벌 습지보호지역 내 교량 교각을 설치하는 배곧대교 사업은 습지 생태계 직접 훼손과 주요 법정보호종 서식지 감소, 파편화 및 이동로 교란 등 부정적 영향이 클 것으로 판단돼 습지보호지역을 통과하지 않는 노선으로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흥시는 이번 결과에 강력 대응할 방침이다. 시흥시 관계자는 “한강유역환경청 협의 내용이 객관적인 근거나 자료 없이 예상되고 판단된다고 하는 황당한 논리만으로 재검토 의견을 보냈다”며 “환경영향평가서 등을 검토-협의함에 있어 환경보전이란 공익 목적뿐만 아니라 사업 내용과 목적, 사업중단으로 인한 또 다른 공익 제한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신중하게 재량권을 행사해야 하는데도 이번 협의는 이를 넘어선 행위라 판단된다”고 말했다.
또한 “조류 및 습지에 대한 영향 부분도 전문가 의견이 크게 대립되고 있는 상황에서 보완 없이 곧바로 노선 변경 재검토 의견을 보낸 것은 본 사업을 사실상 중단시키는 중대한 결과를 초래하므로, 공익과 환경보전이란 공익 간 형량을 적절히 행사했는지에 대한 행정심판을 청구하는 등 주민과 함께 강력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 명지대교(현 을숙도대교) 건설에도 습지보호지역을 통과하면서 환경단체가 공사중지 가처분한 소송 사례가 있다. 당시 명지대교 건설에 따른 경제적 효과와 습지보호 가치 충돌 문제에 관해 계량한 결과, 환경상 이익보다 명지대교 건설 공익성이 더 높다고 판단해 환경단체 소송을 기각한 바 있다.
시흥시는 최근 한강유역환경청에 배곧대교 건설과 관련한 합동현지조사에 주민 참여를 요청하고, 환경영향갈등조정협의회 구성을 두 차례나 요청했다. 하지만 한강유역환경청은 현지조사 당시 배곧과 송도 주민 각각 1명으로 인원을 제한하고, 간담회 요청을 거부하는 등 주민 의견은 제대로 듣지 않아 이미 결과를 정해둔 채 형식적인 조사만 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았다.
게다가 환경영향갈등조정협의회 구성 요청은 아예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또한 한강유역환경청은 현재 시흥시 반대에도 한국전력공사가 송도국제신도시 광역전력 공급능력 확보를 위해 진행 중인 ‘시흥-인천 지역 전력구 공사’의 경우, 공사 구간이 송도 습지보호지역을 통과함에도 이미 동의한 상태다.
한강유역환경청은 이 경우, 지하로 공사해 전혀 문제없다는 입장을 드러냈지만 습지 내 교량 및 도로건설 영향 관련 미국 환경부 자료(impacts of construction activities in wetlands of the united states, EPA-600/3-76-045)에 따르면, ‘지하공사는 많은 양의 시멘트가 필요해 화학적 오염이 불가피하다’고 기술돼 있어 이 역시 논리에 맞지 않은 주장으로 한동안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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