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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연구진, 신장 질환 치료길 넓혔다

역분화 신장전구세포 생산 프로토콜 확립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소변유래 세포를 자가 역분화 신장전구세포로 유도하는 프로토콜을 보고했다. 전구세포(precursor cell)는 특정한 형태와 기능을 갖추기 전 단계를 의미한다. 이번 연구로 도출한 역분화 신장전구세포 는 다양한 신장 질환 치료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6일 고려대 유승권 교수팀(생명공학부)은 줄기세포 분야 벤처기업 스템랩의 지원을 받아 진행한 연구가 학술논문 발행 기관인 MDPI그룹의 온라인 저널 '인터네셔널 저널 오브 몰레큘러 사이언시스' 최신호에 게재됐다고 밝혔다.

신장전구세포는 자가복제능과, 각각의 기능을 갖는 신장세포로의 분화능을 갖고 있어 다양한 신장 질환 치료에 폭넓게 적용할 수 있다. 신장은 극히 제한된 재생능을 갖고 있다. 특히 성인 신장의 경우, 자가 복제능과 분화능을 갖는 줄기·전구 세포 존재 여부에 대해 학계에서 의견이 분분하다.

연구진은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직접 리프로그래밍 분화'라는 발전된 형태의 역분화 기술을 도입했다. 소변유래 세포로부터 확보하는 방식으로, 필요에 따라 추가적인 세포 공급도 용이하다. 신장발달 환경과 유사한 저분자성 물질조합을 통해 역분화 효율을 최적화해, 투여하기 충분한 용량의 신장전구세포 확보도 가능해졌다.

이 기술로 확립된 유도 신장전구세포는 특성분석 결과 자가복제능, 성장능, 세포 모양, 생물학적 특성, 전체 유전자 발현 패턴이 배아줄기세포로부터 유도된 신장전구세포와 유사했다. 신장내의 관세포 및 족세포로 분화되는 것을 확인하였고 각 세포의 신장 특이 기능성까지 검증했다.
확립된 유도 신장전구세포로부터 신장 조직 오가노이드(organoid, 장기유사체) 형성 가능성도 확인했다. 유도 신장전구세포를 연구용 생쥐에 이식하는 방식으로 종양(기형종) 형성에 대한 안전성도 검증했다.

스템랩 재생의학연구소 연구소장은 "이번 연구는 임상 적용 가능한 환자 맞춤형 역분화 신장전구세포의 생산 프로토콜을 보고한 것"이라면서 "이를 활용해 다양한 신장 질환 환자들에게 보다 효과적이고 안전한 치료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