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잘못을 했다는 게 아니라, 그 사실이 드러났을 때 어떻게 처리하냐는 것"
'조국흑서' 권경애 변호사 "마지못해 하는 오만한 사과는 하지 않느니만 못하다"...윤 후보에 쓴소리
지난 9월 10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서울 금천구 즐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국민 시그널 면접’에서 진중권 면접관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아내 김건희씨의 허위 경력 의혹과 관련 "일단 경력위조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해야 하고, 허위나 과장 보도에 대해서는 차후에 건조하게 해명하는 게 옳은 길"이라고 충고했다. 이어 "이 정도 판단을 못한다면 대통령이 될 수 없으며, 설사 된다 하더라도 문제"라고 직격했다.
진 전 교수는 19일 페이스북에 "더불어민주당이 제기한 의혹 중 가짜도 있을 것이고, 언론이 제기한 의혹 중 부풀려진 것도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그것은 검증에 따른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무슨 의혹 제기를 확인된 사실만 갖고 하나?"라고 반문하며 "그렇기 때문에 법에서도 설사 폭로가 허위였다 하더라도 공익의 목적이 있고 그렇게 믿을 만한 이유가 있었다면 죄를 묻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문제가 된 경력이 터무니없이 부풀려져 실체적으로는 허위라는 사실"이라며 "그런데 그것을 인정하지 않고 상대의 공격 중에서 과도한 부분만 부각해 허위 경력이 부분적으론 진실이라고 우기는 태도를 버리지 않고 있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공정이 (윤 후보의) 유일한 자산인데 그걸 버리겠다면 할 수 없는 일"이라며 "문제는 잘못을 했다는 게 아니라, 그 사실이 드러났을 때 어떻게 처리하느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공정을 말하는 이라면 자신에게 더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고도 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페이스북 갈무리
진 전 교수는 이날 페북에 올린 다른 글에서도 이른바 '조국흑서'의 공동 저자인 권경애 변호사의 글을 공유하고 "진정성 없는 사과, 행동이 따르지 않는 사과는 국민을 더 화나게 할 뿐"이라며 "계속 산으로 가는 듯"이라고 우려했다.
공유된 글에서 권 변호사는 윤 후보 측에 대한 마지막 조언이라며 "사실관계를 제대로 밝히지 않은 채 무엇에 대한 사과인지도 알 수 없는 사과는 그저 권력을 향한 표 구걸의 계산적 행위일 뿐"이라며 "마지못해 하는 오만한 사과는 하지 않느니만 못하다"고 일침을 놓았다.
한편 윤 후보는 19일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윤봉길 의사 묘역에서 열린 서거 89주기 추모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아내 김건희씨의 경력위조 논란과 관련된 질문에 대해 "제가 제 처의 미흡한 부분에 대해 국민의 비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사과를 올렸지만 민주당 주장이 사실과 다른 가짜도 많지 않나. 그런 부분은 여러분이 잘 판단해달라"고 답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