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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생에너지, 이젠 수소로 저장한다”

- 물 전기분해 이용한 수소 생산기술 특허출원, 최근5년 이전 5년比 31% 증가

- 세계 상위 10위내에 삼성,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등 우리나라 2개 출원인 포함

“신재생에너지, 이젠 수소로 저장한다”
[파이낸셜뉴스 대전=김원준 기자]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관련 기술개발이 최근 활기를 띠고 있다. 수전해 수소생산 기술은 '탄소중립 달성'과 '수소경제 진입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韓특허출원 세계 4번째
20일 특허청에 따르면 최근 5년(2015~2019년)간 선진 5개국 특허청(IP5)에 출원된 수전해 기술관련 특허건수는 모두 1469건으로, 이전 5년(2010~2014년)의 1123건과 비교해 31%증가했다.

국적별로는 일본이 1974건(전체의 44.3%)으로 가장 많았고, 한국은 549건(12.3%)으로 4번째였다. 중국의 경우 총 617건(13.8%)으로 지난 2014년부터 출원량이 급증, 한국을 앞질렀다.

국내 대표 출원 업체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삼성 등이 있지만 IP5 다출원인 목록을 살펴보면, 상위 10위내에 삼성,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등 2개 출원인만 포함됐다.

수전해 기술은 양극과 음극을 통해 전기에너지를 가해 물(H₂O)을 수소(H₂)와 산소(O₂)로 분해하는 것으로, 두 전극 사이를 채우는 전해질의 종류에 따라 알칼라인, 고분자전해질, 고체산화물 기술 등 3가지로 구분된다.

■알카라인 수전해 기술 점유율 최다
IP5 특허출원 중에는 알카라인 수전해 기술 출원이 총 2443건(54.8%)으로 가장 점유율이 높다. 이는 알카라인 수전해 기술이 가장 먼저 개발돼 기술이 성숙돼 있는데다 장치 가격이 저렴하고 분해 용량이 커 상용화에 유리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고분자전해질 수전해 기술은 전류 밀도가 크고 전력 변동성에 강한 장점이 있어, 비싸고 내구성이 약하다는 단점에도 불구, 알카라인 수전해 기술과 함께 병행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IP5에 대한 한국 국적 출원 549건 중 고분자전해질 기술 출원 비율은 42.4%(233건)로, 미국(40.7%), 일본(39.2%), 유럽연합(EU·30.0%), 중국(28.8%)에 비해 높았다. 고분자전해질 기술분야의 한국 국적 출원인을 살펴보면,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과 같은 수전해 전문 출원인뿐만 아니라, 삼성, SK 이노베이션 등 전지 관련 기업이 포함돼 있다.
전지와 수전해 장치의 기본 구조가 유사해 2차전지에서 세계 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우리나라 기업의 기초기술이 고분자전해질 수전해 기술 개발에도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수전해기술, 수소경제 진입 가교역할
수전해 기술이 주목받는 것은 전력망의 수요를 초과해 생산된 잉여 전기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생산·저장하는 기술이 탄소중립 달성과 수소경제사회 진입을 이어주는 가교 기술이기 때문. 1㎏의 수소로 현대자동차의 수소차 넥쏘를 90~100㎞주행할 수 있다.

최정식 특허청 재료금속심사팀 심사관은 “수전해 기술은 재생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수소경제와 연결하는 기술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면서 “재생에너지 발전의 변동성을 보완할 수 있는 수전해 기술의 연구개발과 함께 이를 보호할 수 있는 지식재산권의 확보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