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중국발 공급망 위기가 반복되고 있지만 부산의 대중국 수입의존도는 오히려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와이어링 하네스’ 공급 부족으로 자동차 생산이 중단됐던 사태나 최근의 ‘요소수’ 대란과 같은 위기 상황이 언제든지 재발 가능하다는 지역 기업들의 우려가 통계적으로 확인된 것이다.
부산상공회의소가 22일 대외 무역거래에서 통용되는 품목분류 기준인 ‘HS코드’를 기준으로 분석한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 확대에 따른 부산지역 대중국 수입 의존 현황 분석’ 자료에 따르면 부산의 대중국 수입은 규모, 증가율, 비중 등 모든 면에서 주요 수입국에 비해 빠르게 확대된 것으로 조사됐다.
올 3분기 누계 기준으로 부산의 대중국 수입액은 33억7254만달러로 주요 수입국인 일본(15억5306만달러), 미국(9억5500만달러)와 비교해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수입증가율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중국은 28.9%나 증가하며 일본(19.1%), 미국(7.6%) 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중국으로부터의 수입비중이 부산 전체 수입액의 29.7%를 차지하면서 코로나 펜데믹으로 인한 공급망 위기 속에서도 부산의 대중국 수입의존도는 오히려 더 높아지는 결과를 낳았다.
▲2019년~2021년 3분기 부산지역 주요 교역국 수입현황. /자료=무역협회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현재 부산에서 수입하는 HS 4단위 기준 총 1078종 품목 중 중국으로부터 수입되는 품목은 무려 900종에 달하며 이는 부산 전체 수입품목의 83.5%에 해당한다. 이 중 90% 이상 고의존 품목은 160종이며 100% 중국에만 의존하고 있는 것도 75종이나 된다.
90% 이상 의존 품목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의 128종과 비교해서도 32개 품목이 증가했으며 이들 품목의 수입액 또한 2019년 4억1852만달러에서 2021년 6억6138만달러로 58%나 늘었다. 특히 비교 기준인 올해 수입액이 지난 3분기까지 수입액임을 감안하면 실제 증가율은 이보다 훨씬 더 커질 전망이다.
이처럼 코로나 이후 중국 공급망에 대한 리스크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중국 수입의존도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인건비와 물류비를 앞세운 가격 경쟁력을 극복하기 어려운 데다 주요 원자재를 중국이 독점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례로 중국에 전량 의존하고 있는 수입품목의 경우 비철금속과 유기화합물 등 산업용 원재료와 각종 식용제품, 직물제품 등이 주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알루미늄과 마그네슘은 각종 산업에 필수 원재료로 사용되고 있는 품목이다.
필수 원재료에 대한 대중국 의존도를 줄이지 못하면 언제든지 요소수 대란과 같은 공급 위기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지역 기업 전반의 생산 공정에 연쇄적인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높은 만큼 큰 틀에서 전략적 준비가 시급한 상황이다.
부산상의 기업동향분석센터 한 관계자는 “글로벌 공급망은 국가별 비교우위에 입각해 오랜 시간을 거쳐 형성돼온 것이어서 정부나 기업의 단기 대처로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기 어렵다”면서 “이번 요소수 대란으로 큰 곤욕을 치룬 만큼 중국 의존도가 높고 생산공정에서 비중이 큰 필수품목에 대해서는 대체 수입선 확보 및 비상 시 품목별 재고관리 매뉴얼 구축 등 정부와 기업이 함께 준비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defrost@fnnews.com 노동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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