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주주·자본금·R&D 확충 등 총력
"1년사이 많은 변화…거래재개 넘어 가치 실현"
(출처=뉴시스/NEWSIS)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대한민국 바이오 성공 신화로 불렸던 신라젠은 부활할 수 있을까. 심사까지 1개월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라젠은 전 경영진의 배임ㆍ횡령 혐의로 1년 7개월가량 주식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이에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는 한차례 속개 끝에 지난해 11월 30일 자본금 확충(500억원 이상), 최대주주 변경(최대주주 지분율 15% 이상) 등을 거래재개 조건으로 내걸었다.
가장 먼저 새 주인 찾기에 나섰다. 일찌감치 투자자를 물색해 업계 예상보다 빠르게 지난 4월 엠투엔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한데 이어 본계약까지 체결했다. 엠투엔은 3개월만에 600억원 규모의 인수대금을 신라젠에 납입해 지분 20.75%를 확보하고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최대주주가 변경과 자본금이 동시에 확충됐고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경영진도 재구성했다. 기존 경영진과의 연결고리를 완전히 끊어내고 각 분야 전문가들을 영입했다.
신라젠을 이끌고 있는 장동택 대표이사는 서강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 후 성균관대 MBA를 거친 '재무통'이다. 장 대표는 SK 텔레콤과 SK E&S 등에서 재무기획과 M&A를 비롯한 경영 전반을 담당한 바 있다.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특수관계가 아닌, 실무 경험과 역량을 토대로 경영진을 구성함으로써 투명한 경영에 대한 의지를 보인 셈이다.
바이오 회사인 만큼 본연의 가치인 임상 부분도 강화했다. 신라젠은 핵심 파이프라인인 '펙사벡'을 글로벌 빅파마인 리제네론과 신장암 임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중국에서는 리스팜과는 흑색종 임상을 개시했다. 리제네론의 면역관문억제제 리브타요와 병용요법으로 계획된 신장암 대상 임상은 2a상으로 전환돼 순항하고 있다. 코로나 등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2022년 말 임상은 마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한발짝 나아간 중국 흑색종의 경우 항암 바이러스와 면역관문억제제의 궁합이 좋은 암종으로 꼽혀 기대감이 모아지는 상황이다. 성공적인 임상을 위해 글로벌 SAB(Scientific Advisory Board)도 출범했다. SAB은 후보 물질에 대한 가치 평가부터 개발, 임상 등 연구 과정의 모든 부분에서 자문을 맡는다.
SAB에는 미국 세인트주드병원에서 25년간 종양학을 연구한 항암대가인 스티브 모리스 박사를 비롯해 항암 바이러스 임리직의 주개발자인 하워드 카프만 박사, 메이요 클리닉에 근무중인 면역학 대가 리차드 바일 박사 등이 합류했다.
이와 함께 신라젠은 뉴신라젠투자조합을 통해 마련한 400억원의 자금을 토대로 추가 후보물질 발굴 및 M&A 등을 통해 외형적 성장도 계획하고 있다. 상장유지에 필수적인 연매출 발생 요건도 마련한 것으로 알려진다.
신라젠 관계자는 "거래재개를 위해 거래소에서 내준 숙제뿐만 아니라,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다해 거래재개 이후 계획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신라젠으로부터 개선계획 이행내역서를 받은 후 20영업일 이내로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를 개최한다. 기업심사위원회서는 상장폐지, 개선기간 부여, 거래재개 등을 결정하게 될 예정이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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