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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기 유족 "초과이익환수 주장하다..유동규에 뺨까지 맞았다"

유족 측
"초과이익 환수 놓고 유동규 전 본부장과 다툼...뺨도 맞아"
"김문기, 상관 지시대로 따르지 않아 고과 점수도 최하"
김문기, 성남도시공사 사장에 편지도 남겨
'회사에서 법적 대응 안 해주는 게 너무 억울'...섭섭함 토로

김문기 유족 "초과이익환수 주장하다..유동규에 뺨까지 맞았다"
22일 분당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전날 숨진 채 발견된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 유족인 친동생 A씨가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 검찰과 경찰 조사를 받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의 유족이 23일 "고인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공사 기획본부장 측근이 절대 아니다"고 주장했다.

김 처장의 동생 A씨는 이날 오후 분당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형과 관련해 잘못 알려진 부분이 있어 정확하게 하고자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A씨는 김 처장이 유 전 본부장 최측근이라는 사실을 부인했다. A씨는 "초과이익 환수 (필요성)에 대해 본부장 등 윗선에 결재 서류를 여러 차례 제출했는데 모두 반려됐다"며 "이 때문에 구속된 유 전 본부장과 다툼이 있었고 따귀도 맞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그 정도로 사이가 좋지 않았고, 형은 상관 지시대로 따르지 않아서 고과 점수도 최하로 받았다"고 밝혔다.

A씨는 김문기 처장이 대장동 개발사업 우선협상자 평가 과정에 화천대유가 참여한 성남의뜰 컨소시엄에 유리한 점수를 줬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A씨는 "형이 성남의뜰 컨소시엄이 선정되도록 다른 업체 점수를 0점 처리했다고 하는데, 0점 처리된 부분은 총점의 3%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런데도 형이 결정적으로 성남의뜰 컨소시엄이 선정되도록 한 것처럼 알려져 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김 처장이 성남의뜰 컨소시엄 사외이사를 역임한 데 대해서도 "뭐를 받아서 된 게 아니라 성남도시공사와 성남의뜰 간에 합의로 이뤄진 정식 사외이사로, 법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A씨는 김 처장이 유서를 따로 쓰지는 않았지만 성남도시공사 사장에게 보내려고 한 A4 2장 분량의 자필 편지가 김 처장 가방에서 발견됐다고 전했다. 편지의 내용은 '초과이익 환수 부분에 대해 여러 번 위에 결정권자에게 (반대 의견을 냈는데) 들어주지 않았다' '나는 너무 억울하고 회사에선 법적인 대응을 안 해주는 게 너무 억울하다'는 내용이었다"고 밝혔다.

김문기 유족 "초과이익환수 주장하다..유동규에 뺨까지 맞았다"
21일 오후 김 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 1처장이 숨진채 발견된 경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 사무실로 구급용 이동 침대가 들어가고 있다. 사진=뉴스1
김 처장은 지난 21일 오후 8시 30분께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옥 1층 사무실에서 쓰러져 숨진 채 발견됐다. 김 처장은 유 전 본부장 아래서 대장동 개발사업 실무를 도맡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우선협상 사업자를 선정할 때 화천대유가 속한 성남의뜰 컨소시엄을 유리하게 평가하고, 사업계약서를 작성할 때 공사의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삭제한 의혹과 관련해 검찰과 경찰에서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한편 구속 수감 중인 유 전 본부장은 23일 변호인을 통해 "김 처장이 돈을 받지도 않았고 공사를 위해 일한 것밖에 없는데 마음도 약한 그가 어떻게 버틸 수 있었겠느냐"며 "나도 검찰 조사받기 전에 언론의 집중을 받은 것만으로도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처장이 조사에 대한 압박이나 공사 내에서의 징계에 대한 부담까지 겹치면서 극단적 생각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비통한 심정을 전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