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1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한 접종소에서 코로나19 백신 추가접종(부스터샷)을 맞으려는 시민들이 기다리고 있다.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을 4차 접종을 검토하던 이스라엘 정부가 돌연 접종 승인을 미루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학계 전문가들은 백신을 추가로 접종해야할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이스라엘 현지 매체 채널13과 캐나다 CBC뉴스 등 외신들은 24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이스라엘 보건부가 접종 계획을 아직도 승인하지 않고 있으며 자칫하면 계획이 연기되거나 취소될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부터 빠르게 미국 화이자·독일 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을 수입했던 이스라엘은 이미 국민 대부분에게 백신을 접종했다. 해당 백신은 2회 접종을 기본으로 하며 12세 이상 이스라엘 인구 가운데 단 1회도 백신을 접종받지 않은 비율은 약 15%다. 이스라엘은 지난 7월부터 세계 최초로 추가접종(부스터샷)을 승인했으며 현지 언론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은 현재 이스라엘에서 부스터샷으로 3회째 백신을 접종받은 인구가 100명당 44명으로 아이슬란드와 칠레에 이어 세계 3위라고 밝혔다. 이는 미국(100명당 17명)이나 세계 평균(100명당 5명)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이스라엘 최대 의료기관인 셰바 메디컬 센터는 이달 19일 발표에서 의료진 150명을 상대로 4차 접종 임상시험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빠르게 번지고 있은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를 의식한 조치로 추정된다. 이스라엘에서는 21일 기준으로 오미크론 확진자 170명이 확인됐다. 이스라엘 백신 자문위원회는 지난 21일 고령자와 의료진을 대상으로 4차 접종을 시행할 것을 보건부에 권고했다. TOI 등 현지 매체들은 보건부가 26일부터 60세 이상 고령층, 고위험군, 일선 의료진을 대상으로 백신 4차 접종을 실시한다고 예측했다. 당시 매체들은 부스터샷 접종 이후 4개월이 지난 시점부터 4차 백신 접종 대상자가 된다고 추정했다.
그러나 채널 13 등 일부 매체들은 24일 보도에서 최종 승인권자인 나흐만 아쉬 이스라엘 보건부 최고행정책임자가 승인을 미루고 있다고 전했다. 아쉬는 현재 오미크론 변이의 증상에 관한 영국 데이터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영국 보건당국은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델타 변이 감염자보다 입원 확률이 50~70% 낮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CBC는 이스라엘 의료계가 4차 접종 필요성에 대한 과학적인 데이터가 부족하다고 평가하고 있으며 자문위의 4차 접종 권고에 의문을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셰바 메디컬 센터의 임상시험도 관계 당국의 허가를 받지 못해 아직 진행되지 못했다.
이를 두고 외신들은 이스라엘 보건부가 자문위의 4차 접종 권고를 반려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 공영방송 칸(Kan)은 보건부가 다음 주 중반 4차 접종 실행 여부를 결정한다고 전망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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