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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인력부족으로 오미크론 '통제' 대신 '충격 최소화'에 무게

[파이낸셜뉴스]
각국, 인력부족으로 오미크론 '통제' 대신 '충격 최소화'에 무게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존F케네디 국제공항에 여행을 떠나려는 이들이 탑승 수속을 받고 있다. 로이터뉴스1

전세계 각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변이를 통제하는 대신 그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돌아서고 있다.

3년째로 접어드는 오랜 팬데믹으로 인해 의료진과 소방 구급대원, 경찰관 등 필수인력들이 크게 부족해진 가운데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인력 부족을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려워서다.

아울러 자가격리 규정이 계속해서 여행산업을 비롯해 각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자 미국과 유럽 각국은 격리 기간을 축소하는 등 충격 최소화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크리스마스 성수기 항공운항 대거 취소
25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크리스마스 이브였던 24일 하루 미국에서 취소된 항공편 수가 600편이 넘는다. 승객이 없어서 취소된 것이 아니라 조종사, 승무원들을 비롯해 항공사 직원들이 오미크론에 감염돼 항공기 운항을 정상적으로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유럽, 호주에서도 비슷한 항공 운항 차질이 빚어졌다.

코로나19 확산 여파가 큰 영향을 미쳤다.

항공운항을 추적하는 웹사이트 플라이트어에워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이날 계획됐던 항공기 운항 가운데 1900여편이 취소됐다. 팬데믹이 직접적인 문제는 아니었지만 큰 영향을 준 것만은 틀림없다.

미, 격리기간 축소
일부 나라들은 팬데믹이 핵심 부문 인력 부족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감염자와 접촉한 이들의 자가격리 기간을 축소하기 시작했다.

미국은 여전히 무게 중심이 부스터샷 접종에 맞춰져 있지만 의료 등 일부 부문에는 격리기간 단축을 도입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3일 의료 종사자들의 격리 지침을 개정해 의료진의 경우에는 감염자와 접촉했더라도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이 나오면 7일 이내에 병원에 복귀할 수 있도록 했다. 인력 부족이 심각하면 이마저도 단축할 수 있다.

심지어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까지 맞은 의료진은 감염자와 밀접 접촉했더라도 격리에 들어가지 않아도 된다.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의료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고육책이다.

뉴욕주지사 캐시 호컬은 24일 교육·보건·운송·식료품점·소독 등 핵심 부문 종사자들은 감염이 됐더라도 특정 조건을 충족하면 격리 닷새 뒤 업무에 복귀할 수 있도록 했다.

특정 조건은 백신을 2차까지 완전히 접종하고, 증상이 없거나 해결된 경우, 또 지난 72시간 동안 발열이 없는 경우이다.

영국 잉글랜드 지방당국 역시 백신 접종자의 경우 자가격리 기간을 7일로 단축했다.

남아공 "증상 없으면 격리, 검사 불필요"
오미크론이 가장 먼저 보고된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아예 증상이 없는 경우에는 코로나19 감염자와 접촉했더라도 격리나 검사를 받지 않아도 되도록 규정을 바꿨다.

남아공과 영국 스코틀랜드 연구에서 오미크론은 델타변이 등 이전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비해 감염되더라도 중증으로 악화해 병원에 입원할 가능성이 낮다는 결론이 나온 뒤 내려진 조처다.

남아공 보건부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이와 접촉했더라도 증상이 없으면 격리는 불필요하다고 권고하고 있다. 대신 가능한 1주일 정도는 증상이 나타나는지를 예의주시하고, 되도록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은 피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밀접 접촉자 가운데 증상이 있는 이들만 검사를 받고, 8~10일 격리에 들어가도록 지침을 바꿨다.

다만 마스크착용 의무화 등은 여전히 시행 중이다.

프랑스, 27일 특별회동에서 규제 강화 검토
그러나 모든 나라가 방역 규제를 완화하는 것은 아니다.

프랑스 같은 나라들은 규제 강화로 방향을 틀고 있다.

프랑스 당국자들은 27일 특별 회동을 갖고 추가 이동 규제 방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24일 프랑스의 하루 신규 확진자가 10만명에 육박해 사상최대를 기록하고, 이 가운데 20%는 오미크론 감염자인 것으로 확인된데 따른 조처다.

한편 유럽내 코로나19 감염자 수는 급속히 늘고 있지만 이전과 달리 병원 입원자는 증가 속도가 더디다.

이탈리아의 경우 하루 신규 감염자가 5만명을 넘어서 사상최대를 기록했지만 병원 입원 환자 수는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영국 역시 24일 하루 신규 확진자가 12만명을 돌파해 또 다시 사상최고 기록을 갈아치웠지만 입원이 급격히 늘고 있지는 않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