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동원전 안전 R&D에 6424억
사용후핵연료 저장·처분에 4300억
파이로-SFR 연계시스템 상용화땐
사용후핵연료 530t으로 크게 감소
정부가 2조7000억원을 투입해 미래 원자력발전 시장에서 차세대 원전과 해체 기술, 세계 소형모듈원전(SMR)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연구개발(R&D)에 박차를 가한다. 원전 불안을 해소할 안전한 신기술 확보와 방사선을 활용기술을 개발해 고부가가치 신산업을 만들 방침이다.
27일 김부겸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원자력진흥위원회에서는 제6차 원자력진흥종합계획과 사용후핵연료 처리기술 연구개발 현황 및 향후 방향을 심의·의결했다. 이번 의결안은 크게 원전 안전과 미래기술 확보가 핵심이다.
■원전 안전 위해 1조 투입
김 총리는 이날 "현재 가동 중인 원전을 앞으로도 60여년간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활용해야 하는 만큼 안전한 관리방안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덧붙여 "데이터를 활용한 지능형 감시진단예측 기술을 개발하고, 사이버 위협 등에 대비해 방호체계를 고도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날 결정된 원자력진흥종합계획에는 원전 안전과 방사성폐기물 해결방안, 차세대 원전 기술개발, 방사선 활용기술개발 등이 담겼다.
먼저 첨단융합기술로 향후 60여년간 운영될 가동원전의 안전성을 높이고, 방사성폐기물의 안전한 관리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2029년까지 총 1조원 이상을 투자키로 했다. 세부적으로 가동원전 안전 R&D에 6424억원, 사용후핵연료 저장·처분 R&D에 4300억원을 투입한다.
또 원전 건설·운영·정비 등의 수출과 해체·SMR 등 미래 유망분야의 핵심기술을 확보키로 했다. 내년에 혁신형 SMR 개발을 위한 예비타당성조사에 들어간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SMR 개발과 관련해 6000억원 정도의 예타를 기획해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2028년까지 SMR의 표준설계를 완료하고 핵심기술 개발과 검증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경북 경주 감포의 문무대왕과학연구소를 2025년까지 완공해 극지·해양 등 다목적 사용이 가능한 차세대 원자력시스템을 개발하기로 했다. 그뿐만 아니라 500억원을 투입해 방사선을 활용해 희귀난치질환과 폐플라스틱 저감을 위한 R&D를 새롭게 진행키로 했다. 이 외에도 원자력 미래기술을 선도할 인력 양성으로 원자력 생태계를 조성할 예정이다.
■사용후핵연료 처리 R&D 지속
지난 1997년부터 25년간 추진해왔던 파이로프로세싱-소듐냉각고속로(SFR)를 실증·상용화 전 단계까지 R&D에 나선다. 이 기술은 사용후핵연료를 50분의 1로 줄일 수 있다. 지난 24일 사용후핵연료 처리기술 R&D 적정성 검토위원회는 2020년까지 한미원자력연료주기공동연구(JFCS) 10년 보고서를 검토, 권고안을 담은 검토보고서를 정부에 제출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1997년부터 미국 국립아르곤연구소, 아이다호국립연구소, 로스앨러모스연구소와 함께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기술에 대한 연구를 했다. 현재까지 연구예산 7889억원이 투입됐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2021년 9월 30일 기준으로 국내 원자력발전소 내 저장공간에 보관 중인 사용후핵연료는 총 약 8930t이다. 그나마 상업운전 기간이 10년 미만인 신고리3·4호와 신월성1·2호를 제외하면 대부분 2030년쯤 저장공간이 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진의 연구 결과 국내 사용후핵연료 발생량은 파이로프로세싱과 SFR 연계시스템 활용으로 약 2만6700t에서 약 530t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약 50분의 1로 감소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또한 직접처분 대비 처분면적을 약 68분의 1까지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에 따라 미래원자력시스템 장기추진계획을 수정 보완하고 내년부터 30억원을 투입, 파이로-SFR 연계시스템 개발을 지속하기로 했다.
이후의 R&D 사업비 계획은 관계기관과 협의해 추진할 예정이다. 이 기술은 안전성·핵비확산성 강화 관련 공백기술을 보완하는 R&D가 필요하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한미 공동연구는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며 "공동연구의 마지막으로 고연소도 사용후핵연료에 대한 연구가 내년에 재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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