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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일주일째 차단… 유럽 가스가격 800% 폭등

천연가스 공급 정치적 무기 삼아
'우크라, 나토 가입' 추진에 반발

러시아가 천연가스의 '정치적 무기화'를 노골화하면서 갈등중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항복을 유도하고 있다. 러시아는 옛 구소련국가인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추진에 반발해왔다.

겨울철에 러시아산 가스의 유럽 공급 차질이 장기화되면서 지난주 유럽 가스 가격은 연초 대비 최대 800% 가까이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러시아는 나토의 주축인 EU 천연가스 수요의 40% 가량을 공급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러시아가 벨라루스와 폴란드를 거쳐 서유럽 독일로 연결되는 천연가스 배송관 '야말-유럽 파이프라인'에서 독일 공급분 배송을 중단한 지 일주일째로 접어들었다. 독일 측 운영사인 가스케이드에 따르면 러시아 가스 국영업체 가스프롬은 야말~유럽 가스관의 수송을 27일까지 예약하지 않았다. 야말 라인은 유럽으로 공급되는 러시아 천연가스 공급분의 20%를 담당하던 주요 가스관 중 하나다.

러시아에서 벨라루스, 폴란드를 거쳐 독일까지 이어지는 야말-유럽 파이프라인은 1997년 가동을 시작했다. 이밖에 러시아 천연가스를 유럽으로 배송하는 가스관으로는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노드스트림1(2012년 완공)과 우크라이나를 통해 서유럽까지 이어지는 라인 등이 있다.

지난 24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통해 유럽으로 들어가는 가스 공급 라인까지 일일 수송량을 1억900만㎥에서 8770만㎥로 줄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우크라이나 측 해당 라인 운영사 GTSOU의 세르지 마코곤 대표가 밝혔다.

슬로바키아 측 해당 라인 운영사 유스트림에 따르면, 이날 우크라이나-슬로바키아 국경 지대에서 슬로바키아로 유입된 가스 공급량은 73만9826메가와트시(Mwh)로, 전일 74만7031Mwh보다 추가 감소했다. 최근 몇 주 들어 최저치다.

이런 긴장 속 독일은 최근 완공된 러-독 추가 가스관 '노드스트림2' 승인을 지연시키면서 러시아와 마찰을 겪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경우 독일은 노드스트림2 사업 승인을 중단해야 한다는 동맹국들의 압력을 받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는 이에 반발해 오히려 기존 가스관의 공급을 중단 시키면서 노드스트림2 승인을 독촉하고 있다.

아울러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부총리는 지난 24일 현지 국영 TV(Rossiya-24) 인터뷰에서 "노드스트림2 승인 지연 상황을 중단하면 가스 대란을 완화시킬 수 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가스업계단체 GIE에 따르면 유럽의 천연가스 재고율은 지난 19일 기준 59%대로 지난 10년 평균보다 16%p 가량 낮았다. 지난 21일 유럽 벤치마크 천연가스 가격인 네덜란드 TTF 선물 가격은 ㎿h(메가와트시)당 180유로(약 24만 원)를 웃돌았다. 올초 20달러 수준에서 폭등한 가격이다.


전력값도 급등했다. 독일에서는 2022년 1분기 공급분 전기 선물 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겨울철 유럽의 '에너지 안보 위기'가 현실화했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러시아 측은 책임이나 정치적 의도를 부인하고 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