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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 의류수거함에 버린 친모, 다른 아들 2명도 '학대'했다

의류수거함에 애도 이어져

신생아 의류수거함에 버린 친모, 다른 아들 2명도 '학대'했다
유기된 영아가 숨진 채 발견된 경기도 오산시 궐동의 한 의류 수거함에 27일 시민들의 추모편지와 물품들이 놓여있다. 뉴시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처음이 아니었다. 갓난아이를 의류 수거함에 버려 숨지게 한 20대 친모가 과거에 또 다른 두 아들을 방치했다가 검찰에 송치됐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앞서 친모 A씨는 지난 18일 오후 5시 20분쯤 경기 오산시의 한 의류 수거함에 갓 낳은 아기를 버리고 달아난 혐의로 26일 구속됐다. 아기는 지난 19일 밤 11시 30분쯤 헌 옷 수거업자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남편 모르게 임신했다가 이를 들킬까 무서워 아기를 버린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과정에서 A씨는 슬하에 한 살과 세 살짜리 아들이 있었고, 올해 5월 28일 아들들을 경남 창원시 한 전세방에 방치한 채 외출한 혐의로 입건된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A씨의 이같은 행각은 당시 다른 층에 살던 집주인이 아기 울음을 듣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집 안에 쓰레기가 쌓여 있고 먹다 남은 음식물이 그대로 남아 있는 등 지저분한 환경에 아기들이 방치돼 있는 것을 발견하고 A씨를 입건해 조사했다. 하지만 A씨는 경찰에서 “허리가 아파 청소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올해 초 A씨가 남편 B씨(23)와 별거에 들어가 친정이 있는 창원으로 내려와 수시로 아기들을 방치한 채 외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A씨가 영아를 살해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아기가 사망한 경위와 유기한 이유 등 정확한 범행 내용을 조사 중이다.

한편 이날 경기 오산시 궐동 노상의 한 의류수거함에는 숨진 아기의 추모 메시지를 담은 편지와 국화 꽃들이 자리하기 시작했다.
의류수거함 앞 놓여진 접이식 테이블 위에는 아이들이 좋아할 사탕과 음료를 비롯해 기저귀, 분유, 젖병, 장난감 등이 올려져 있었다. 종이컵에 쌀을 담아 향을 피운 흔적도 있었다. 이곳을 지나던 몇몇 시민들은 잠시 멈춰 서 추모 공간을 바라보기도 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