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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롯머신과 유사한 무료 모바일 게임을 태블릿PC와 아케이드 게임기 등에 연결해 불법 도박장을 개설했다면 게임산업법 위반이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대전지법에 돌려보냈다고 28일 밝혔다.
A씨는 대전의 한 지역에서 게임장을 운영하면서 안드로이드 무료 모바일 릴게임의 한 종류를 태블릿PC 100대와 아케이드 게임기 등에 연결해 불법 도박이 가능하도록 해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현금을 기계에 투입하면 게임 화면 상 'GAME SHOW 777'이라고 기재된 화면가림용 팝업창이 사라져 게임이 가능하도록 변경했다. A씨는 이 게임에 3분당 1만원의 이용대금을 받았다. 손님들에게 게임 종료 시 남은 점수를 일정한 비율로 현금으로 환전해 주기도 했다.
1심은 무료 모바일 게임으로 분류된 게임을 태블릿PC와 아케이드 게임기에 연결해 돈을 받고 도박장을 운영한 것은 본래 게임과 다른 내용의 게임물을 불법 제공한 행위로 게임산업법 위반의 혐의를 인정, A씨에게 징역 10월을 선고했다.
그런데 2심은 '게임의 외관을 변경했을 뿐 내용 자체를 변경한 것은 아니라'라고 보고 무죄로 판단했다.
2심은 "외관을 모바일 기기가 아닌 아케이드 게임기처럼 보이도록 한 사실은 인정되나, 이를 '등급분류를 받은 내용과 다른 내용의 게임물을 이용에 제공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게임물 자체 내용을 변경하지 않았더라도 무료 모바일 게임물로 등급분류 받은 것을 유료로 제공한 행위는 게임산업법의 '등급을 받은 내용과 다른 내용의 게임물을 이용에 제공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이 사건 게임은 사행성이 강한 슬롯머신을 모사한 것으로 과금체계를 무료에서 유료로 변경한 것은 등급분류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봐야 한다"며 "유료 게임으로 변경한 것이 불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등급분류를 받은 후 유료 게임물로 변경하더라도 수정신고 대상도 되지 않는다고 봐야하는데 이는 게임산업법 취지에도 반한다"고 판시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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