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범죄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마포 오피스텔 감금 살인사건의 피의자 안모(20)·김모(20)씨가 지난 6월22일 오전 서울 마포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서울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에 동창생을 감금하고 고문을 일삼아 결국 숨지게 한 20대 남성들이 1심 징역 30년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무기징역을 구형했던 검찰도 항소장을 제출했다.
29일 법원에 따르면 김모씨(20)와 안모씨(20)는 지난 27일 1심 사건을 심리한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안동범)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검찰도 항소했다.
앞서 재판부는 지난 21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강요) 등 혐의로 기소된 김씨와 안씨에게 각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이들의 범행을 방조한 혐의로 기소된 차모씨에게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사망할 무렵엔 몸무게가 34㎏에 불과할 정도로 건강 상태가 극도로 악화했고 실제로 밥을 먹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며 "사망 당일 건강 상태고 위독함을 인식할 수 있었음에도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점들을 종합하면 김씨와 안씨에게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의 고의성이 있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면서 "이 사건 범행 수법이 가학적인 동시에 매우 잔혹하고 비인간적인 범행으로 죄질이 매우 무겁다"고 판결했다.
김씨와 안씨는 지난 4월1일부터 6월13일까지 피해자 박모(20)씨를 서울 마포구 연남동의 한 오피스텔에 감금한 뒤 폭행하고 고문을 가해 폐렴, 영양실조 등으로 인한 죽음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해당 오피스텔은 대학에서 실용음악을 전공하는 안씨에게 음악 작업실로 쓰라며 안씨 부모가 얻어준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평소 박씨를 괴롭혔고, 박씨가 상해죄로 자신들을 고소해 경찰 조사를 받게 되자 이에 앙심을 품고 본격적인 범행에 나선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고소 취하 등을 강요하기 위해 박씨를 대구에서 납치한 뒤 서울로 데려왔다고 한다.
김씨와 안씨는 케이블 타이로 박씨의 몸을 묶은 뒤 음식을 주지 않고 방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잠을 못 자게 하는 방식으로 고문하고 이후 박씨의 건강이 나빠지자 그를 알몸 상태로 화장실에 가둔 뒤 물을 뿌린 혐의를 받는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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