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절반의 성공' 원인은
3단 로켓 산화제탱크 이상 때문
한국형 우주발사체 '누리호'의 문제점을 보완한 설계 변경 등으로 인해 내년 5월로 예정된 2차 발사가 내년 7~8월로 연기됐다. 또 지난 10월 21일 발사된 누리호가 마지막 본궤도에 오르지 못한 원인은 3단 로켓에 있는 고압헬륨탱크 지지대가 부력을 견디지 못하고 파손됐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설계하는 과정에서 로켓의 압력과 부력을 잘못 계산해 일어난 것이다.
권현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29일 누리호 2차발사와 관련해 "구체적 일정 등은 좀 더 논의해봐야겠지만 내년 5월은 조금 어려운 것 같고 하반기 중에는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와 항공우주연구원은 이날 누리호 1차발사 때의 문제를 밝혀내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최환석 누리호 발사조사위원회 위원장은 누리호 이륙과정에서 헬륨탱크에 가해지는 액체산소의 부력이 상승할 때 고정장치가 풀려 헬륨탱크가 하부 고정부에서 이탈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후 이탈된 헬륨탱크가 계속 움직이면서 탱크 배관을 변형시켜 헬륨이 새기 시작했으며, 산화제탱크의 균열을 발생시켜 산화제가 누설됐다. 결국 3단 엔진으로 유입되는 산화제의 양이 감소하면서 3단 엔진이 조기에 종료되는 결과를 낳았다.
이번 조사는 비행 중 획득한 2600여개의 원격 수신 전자정보(텔레메트리) 데이터를 기반으로 누리호 비행과정 중 발생한 이상 현상을 찾아내고 그 현상을 유발한 원인을 밝혀내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누리호 이륙 후 시간대별 데이터를 확인한 결과, 비행과정에서 이륙 후 36초에 3단 탱크연결 지지대와 위성어댑터에서 특이 진동이 나타났다. 이때 헬륨탱크에서 헬륨 누설이 시작되면서 산화제탱크 기체 압력이 상승한 것이다.
67.6초에 산화제탱크 기체 압력 하강이 시작됐고, 산화제탱크 상부 표면온도가 급격히 떨어졌다.
다시 115.8초에 헬륨탱크 압력이 다시 떨어지고, 이로 인해 3단 산화제탱크 기체 압력이 다시 상승했다. 그 결과, 최종적으로 3단 엔진 연소가 조기에 종료된 것이다. 최환석 위원장은 "누리호 설계 때 비행 가속 상황에서의 부력 증가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해 국민의 성원에 부응하지 못한 점을 안타깝고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향후 철저한 보완을 통해 2차 발사를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