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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균팩 혼입증가로 종이팩 재활용체계 무너질 판"

부산지역 환경단체들 포럼 열어 정부차원 대책 촉구 

"멸균팩 혼입증가로 종이팩 재활용체계 무너질 판"
부산환경운동연합 등 부산지역 13개 단체가 최근 초량동 부산YWCA 2층 강당에서 종이팩에 멸균팩이 혼입되면서 야기되고 있는 재활용체계 혼선에 대한 문제점을 다루는 부산자원순환 포럼을 열었다. 사진=노주섭 기자


[파이낸셜뉴스] 부산지역 환경단체들이 1990년대 초까지 우리나라 재활용을 대표하는 품목인 종이팩에 멸균팩이 혼입되면서 전체 종이팩 재활용을 어렵게 하고 있다며 정부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부산환경운동연합, 부산YWCA, 부산생명의 숲, 자원순환시민센터, 에코언니야, 에코라이프 살림, 기후변화에너지대안센터, 부산경남생태도시연구소 생명마당, 부산녹색연합, 부산녹색구매지원센터, 부산여성소비자연합, 부산소비자권익증진센터, 부산녹색소비자연대 등 종이팩 재활용 확대를 바라는 부산지역 13개 단체는 지난달 29일 부산 초량동 부산YWCA 2층 강당에서 '<긴급진단> 멸균종이팩 배출 증가, 이대로 좋은가'라는 제목으로 부산자원순환 포럼을 가졌다고 4일 밝혔다.

앞서 부산환경운동연합, 부산경남생태도시연구소 생명마당, 부산YWCA, 부산생명의 숲, 자원순환시민센터, 에코언니야, 기후변화에너지대안센터, 에코라이프 살림 등 8개 단체는 지난해 10월 공동 명의 보도자료를 통해 "백색 천연펄프가 화장지 원료로 재활용됐으나 최근 리그닌이 포함돼 황변현상을 일으키는 황색펄프를 사용한 멸균팩 급증으로 화장지 생산 제지사에서 종이팩 사용을 기피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종이팩이 일반종이와 함께 배출되면 슬러지로 나와 폐기물로 처리되는 문제는 정부 차원에서 인지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나 최근 멸균팩의 증가와 복합재질화에 대해서는 정부도 사살상 이를 방기하고 있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

이번에 열린 부산자원순환 포럼은 멸균종이팩 배출 증가가 종이팩 제활용 체계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고, 환경성과 플라스틱 대체재로서의 적정성을 검토하는 한편 종이팩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방안 모색까지 살펴보는 시간을 갖는다는 취지를 담았다.

이날 노응범 한국순화자원유통지원센터 포장재 종이팩협의회 의장이 '멸균팩 발생 증가와 종이팩 재활용 현장의 문제점'이라는 제목으로 주제발표했다. 배연정 서울대학교 그린에코공학연구소 실장은 이날 '종이팩 재활용 체계 개선을 위한 제도적 방안'에 대해 이야기했다.

구자상 부산에너지시민연대 공동대표가 좌장을 맡아 진행된 토론에는 최인화 생명마당 실장과 여진경 부산YWCA 부장, 김준열 자원순환시민센터 국장, 노주형 부산환경운동연합 활동가, 서영태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관실 과장(부이사관) 등이 패널로 함께 했다.

이들 단체는 백색 천연펄프가 화장지 원료로 재활용됐으나 최근 리그닌이 포함돼 황변현상을 일으키는 황색펄프를 사용한 멸균팩 급증으로 화장지 생산 제지사에서 종이팩 사용을 기피하는 요인이 되고 있을 뿐 아니라 국내 우유팩 재활용 산업에도 연쇄적인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멸균팩 혼입증가로 종이팩 재활용체계 무너질 판"


종이팩의 종류는 펄프에 합성수지를 코팅한 살균팩, 냉장보관용 우유팩 등과 펄프에 합성수지와 알루미늄을 중복으로 코팅한 멸균팩, 상온보관용 두유팩 주스팩 등으로 나뉜다.

멸균팩과 살균팩은 원료를 가공하는 시간이 다르고, 멸균팩의 황색펄프가 화장지 생산때 색상을 갈색으로 변색시킴은 물론 원료가공때 알루미늄이 미세하게 분해돼 화장지에 박히는 등 불량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일반 종이류와 재활용공정이 상이한 종이팩은 도포된 비닐을 벗겨내는 정선시설을 따로 갖춰야 한다.

이번 포럼에 참석한 한 단체 관계자는 "제품의 생산과 판매에서 폐기까지 환경을 생각해야 하는 기업이 PE필름과 알루미늄 코팅으로 재활용이 어려운 멸균팩에 대해 사용량을 늘리기만 할 뿐 재활용을 위한 책임있는 노력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도 심각한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소비자들에게 분리배출을 요구하고 있으나 배출 현장에서는 폐지와 종이팩 분리도 일부 겨우 정착돼 가는 상황으로 살균팩과 멸균팩의 분리는 거의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히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