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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32마리 뒤엉켜있었다, 월세 밀려 찾은 오피스텔은 난장판

세입자는 사라져 오피스텔 주인이 보호단체에 신고
고양이보호단체 고양이 모두 구조 "관심가져달라"

[파이낸셜뉴스]

고양이 32마리 뒤엉켜있었다, 월세 밀려 찾은 오피스텔은 난장판
서울 동대문구 한 오피스텔에서 발견된 고양이들. /사진=고양이보호단체 '나비야사랑해' 인스타그램


서울의 한 좁은 오피스텔에서 고양이 30여 마리가 구조됐다. 이 고양이들은 밀린 수 개월 분의 월세를 받으러 간 오피스텔 주인이 발견해 동물구조단체에 신고했다.

오늘 5일 고양이보호단체 '나비야사랑해'에 따르면 이 단체는 최근 서울 동대문구의 한 오피스텔에 30여마리 고양이가 살고 있다며 도움을 요청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문을 열자 생김새가 비슷한 32마리 페르시안고양이들이 오피스텔 안의 좁은 옷장과 서랍 등에 들어가 있었다. 화장실 세면대 위와 변기 주변에도 고양이들이 몰려 있었다.

그러나 오피스텔의 위생 상태는 엉망이었다. 바닥에는 쓰레기는 물론, 고양이들의 배설물도 방치돼 있었던 것이다.

해당 오피스텔의 주인은 오피스텔의 월세가 몇 달째 밀려 임차인을 찾아갔다가 이같은 광경을 목격했다. 임차인은 고양이들의 소유권을 포기한다는 각서를 쓰고 오피스텔에서 퇴거했다.

이에 오피스텔 주인은 고양이들에게 사료와 물을 챙겨줬고 동물구호단체에 연락해 도움을 청했다. 나비야사랑해 측은 수시로 오피스텔을 방문해 고양이들을 관리하고 있다. 오는 9일 이 고양이들의 건강검진과 중성화 수술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단체 측은 "처음엔 고양이 2~3마리만 키웠다가 숫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근친교배로 인한 선천적 질병도 걱정된다"면서 관심을 호소했다.
이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동물을 키우다 방치하는 것은 보호나 사랑이 아니다. 애니멀 호더에 대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애니멀 호더'는 동물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사실상 물건을 수집하 듯이 하면서 사육자로서 의무와 책임을 다하지 못 하는 것을 뜻한다.

고양이 32마리 뒤엉켜있었다, 월세 밀려 찾은 오피스텔은 난장판
서울 동대문구 한 오피스텔에서 발견된 고양이들. /사진=고양이보호단체 '나비야사랑해' 인스타그램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