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두달 앞둔 제1야당 선대위 대혼란...선대위 정상화 남은 과제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윤석열(오른쪽)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윤석열의 정부혁신 : 디지털플랫폼 정부 정책공약을 발표 후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2022.01.02. photo@newsis.com /사진=뉴시스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윤석열 대선후보의 선대위 해산 발표 기자회견을 시청한 뒤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2022.1.5/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5일 자진 사퇴의 뜻을 밝혔다.
지난달 3일 윤석열 대선 후보 캠프에 구원투수로 전격 합류해 선대위를 지휘한 지 33만의 결별이다.
정치권 초유의 킹메이커로 여야를 넘나들며 박근혜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대선 승리의 결정적 역할을 했으나 이번 21대 대선에선 캠프와 당의 자중지란에 그의 역할이 미완에 그치게 됐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자신의 사무실로 출근하며 기자들과 만나 "그 별의 순간이라는 게 지켜지려면 그렇게 쉽게 가는 게 아니다"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또 "윤 후보 당선을 위해 선대위를 개편하자는 건데, 그 뜻을 잘 이해 못하고서 주변 사람들 말들을 보라. 무슨 쿠테타를 했다느니, 무슨 상왕이라느니"라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윤 후보에 대해 "그정도 정치적 판단 능력이면 더이상 나하고 뜻을 같이할 수 없다"고 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3일 윤석열 후보 새해 지지율 폭락 상황에서 "도저희 이대로 갈 수는 없다"며 해체 수준의 선대위 구상을 전격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윤 후보와 사전 조율이 없던 일방적 발표로 드러나 윤 후보측이 크게 반발하는 등 결국 결별의 촉매제 역할을 했다.
김 위원장은 그간의 과정에 대해 "내가 선대위 구성할적에 이런 선대위를 구성하면 첨부터 안된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안가려고 했던건데 하도 주변에서 책임을 회피하려하냐 해서 조인을 하고 보니 선대위가 제대로 작동을 안한다"고 비판했다.
윤 후보와 김 위원장 두사람은 검찰 총장 출신 정치 초년생과 노련한 대권주자 조련사로 만났지만 그간의 동거는 불안의 연속이었다.
김 위원장 합류 이후 코로나19 추경안 규모 논란이나 개헌, 그리고 윤 후보의 강성 발언 등을 놓고 불협화음이 잇따랐다.
또 러시아 전제 군주를 뜻하는 '짜르'라는 별명이 붙은 직진형 리더십의 김 위원장과 검찰 시절부터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로 축약되는 윤 후보의 자존심과 카리스마가 서로 절충점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같은 스타일의 차이로 두 사람의 동거 기간 내내 김 위원장에게 선대위 '원톱 전권'을 부여하는 문제가 풀리지 않는 난제였다.
마지막 결별의 기폭제도 이같은 연장선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직진 스타일의 김 위원장이 후보와 상의 없이 선대위 전면 쇄신을 선언한 점이나, 윤 후보를 향해 "우리가 해준 대로만 연기만 좀 해달라"고 말한 대목이 이해 대신 오해로 바뀌면서 서로 등을 돌리게 만든 계기가 됐다. 이런 가운데 금태섭 전략기획실장과 정태근 정무대응실장, 김근식 정세분석실장 등 이른바 '김종인 사단' 3인방도 이날 김 위원장 사퇴와 선대위 개편에 따라 더이상 활동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고 공식 사퇴했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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