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델타 대비 전파력 2~3배 높아 대비 필요
경증 많은 오미크론, 경증 확진자 관리 여부 중요해
3월 초중순 2만명 가능성..치료제 가급적 많은 확보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는 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오미크론 발생전망과 향후과제'를 주제도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이 토론을 벌이고 있다. 보건복지부 제공.
[파이낸셜뉴스] 신종 코로나19 변이인 오미크론의 높은 감염 전파력으로 오는 3월 초중순에는 2만명의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의료계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피해를 규모를 줄이기 위해 코로나19 백신, 경구용 치료제 같은 약물적 중재와 피해를 지연하는 사회적 거리두기·방역패스 같은 비약물적 중재를 효과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미크론, 델타 대비 전파력 2~3배 높아 대비 필요
7일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오미크론 발생전망과 향후과제'를 주제로 방역당국과 의료계 전문가들과 함께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오미크론이 무서운 속도로 확산되면서 신규 확진자 수가 전주 대비 71% 급증했다"면서 "현재 우세종인 델타에 비해 오미크론의 중증도가 낮지만 전파력이 2~3배 높기 때문에 확진자 급증으로 의료체계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상황"이라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정 청장은 "오미크론 변이바이러스는 기존에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바이러스로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신속하게 대응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예방접종, 거리두기, 사회필수기능 유지라는 각 분야에서의 대책이 충실하게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한국은 코로나19 유행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오미크론의 우세화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충분한 대비를 하지 않는다면 미국이나 영국, 프랑스, 독일처럼 기록적인 확진자가 쏟아질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의료체계가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 한국의 오미크론 점유 비중은 전체 확진자 대비 8.8%에 그치고 있다.
■오미크론 경증 확진자 관리 여부 중요해
이날 주제발표에서 김남중 서울대 의대 교수는 "외국 자료를 검토한 결과 오미크론 변이는 현재 우세종인 델타에 비해 감염환자의 입원률, 중환자실 입원률, 사망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다만 한국은 외국과 백신 접종률과 이전 감염률, 병실 구조 및 의료환경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 같은 부분은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중환자 병상도 다인실 구조로 외국에 비해 감염병 대응이 어렵고, 공조 설비 역시 선진국 대비 감염병 확산을 막는데 불리한 상황이다.
주영수 국립중앙의료원 공공보건의료본부장도 "남아공의 연구자료를 보면 델타 대비 오미크론의 감염재생산지수가 4.2배 높게 나타났고, 입원률의 경우도 델타는 12.8%, 오미크론은 2.5%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의 중증도가 낮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무증상이나 경증 환자가 많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현재까지 이것에 대해 발표된 자료는 없는 상황이지만, 앞으로 무증상 및 경증 환자가 많아질 수 있다는 것은 충분히 예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종적으로 한국에서도 환자가 크게 늘 것이라는 확실시되기 때문에 앞으로의 과제는 경미한 증세의 오미크론 확진자를 얼마나 잘 관리할 것인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3월 초중순 2만명 가능성..치료제 물량 확보 필요
정재훈 수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오미크론의 피해를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델타 변이도 국내에서 확산이 시작돼 50%를 넘겨 우세종이 되기까지 8주가량 시간이 걸렸는데, 한국의 방역정책의 지연효과가 효율적이고 타국 대비 긴 것을 고려하면 2월 중순부터는 오미크론이 국내에서 유의미한 우세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강도 방역대책 등으로 확산을 통제하고 있지만 언제까지 일시적 멈춤, 거리두기를 유지할 수 없고, 이 같은 대책도 시간이 지나면 효과가 떨어져 결국 오미크론이 급격히 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1월 말부터는 유행이 급격하게 증가할 것이고 3월 초중순에는 (감염력 높은 오미크론이 우세화되면서) 확진자가 2만명까지 나올 수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감염병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추가적인 백신 접종과 코로나19 치료제 도입 및 투여 등 약물적 중재가 있고, 피해를 분산하는 전략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과 방역패스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경구용 치료제의 충분한 보급이 오미크론 환자 폭증 상황에서 의료체계의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경구용 치료제인 몰루피라비르와 팍스로비드를 잘 사용할 경우 중환자를 절반 정도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정 교수는 "만약 3월 중순에 2000명의 중환자가 나온다는 가정을 해도, 이를 절반 가량 줄일 수 있다면 현재 확보한 중환자 병상으로도 어느 정도 감당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중요한 것은 치료제 물량으로, 가급적 충분한 물량을 확보한다면 (오미크론 확산 사태에서됴) 의료역량 유지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