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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 "시위대에 경고 없이 발포"

[파이낸셜뉴스]
카자흐스탄 "시위대에 경고 없이 발포"
카자흐스탄 수도 알마티 시청에서 5일(현지시간) 시위 도중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카심 조마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7일 시위대에 경고없이 발포할 것을 명령했다. AP뉴시스

카심 조마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7일(이하 현지시간) 폭력 시위대는 '경고없이 사살'할 것을 시위 진압대에 명령했다.

시위 속에 수십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초강경 대응 조처가 나왔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토카예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이번주 기름값 상승에 대한 반발로 시작된 소요사태 배후에 잘 훈련된 국내외 '테러주의자 무리'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시위 진압대에 이같이 명령했다.

카자흐 국영 언론은 이날 진압대원 18명과 '무장한 범죄자' 26명이 폭력 시위로 사망하고 3000여명이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카자흐 수도이자 최대 도시인 알마티에서는 시신 여러 구가 총탄과 함께 거리에 방치돼 있고, 총탄이 수시로 발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카자흐에서는 또 인터넷이 먹통이 돼 현금자동출납기(ATM)를 사용할 수 없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기자는 총포상 한 곳이 완전히 털렸다고 전했다.

토카예프는 현재 알마티 상황이 "안정됐다"면서 "비상사태 도입이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테러리스트들이 계속해서 국유재산과 사유재산에 피해를 주고 있으며 시민들을 향해 무기를 사용하고 있다"면서 "법집행기관과 군에 경고 없이 발포해 사살토록 명령했다"고 밝혔다.

카자흐 정부는 대통령 관저와 시청이 있는 알마티 중심부를 장악한 상태로 인근에 대형 군 검문소가 설치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언론인에 따르면 검문소에 접근하면 군이 공중에 경고 사격을 한다. 그러나 이 언론인은 군이 사용하는 탄이 실탄인지 고무탄인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토카예프는 시위대의 구호가 과격해지는 것이 국내외 테러리스트들의 선동에 원인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폭력시위가 잘 조직된 적들, 그동안 은신해있다 밖으로 나와 '테러 공격'을 수행하는 점조직들, 그리고 역정보나 가짜뉴스로 사람들을 조종할 수 있는 기술들을 익힌, 이데올로기 사보타주 훈련을 받은 전문가들이 배후에서 조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토카예프는 잘 훈련된 테러리스트들이 거의 모든 곳에서 공조를 통해 군, 행정부, 사회기반 시설을 공격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분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외국 언론과 인터뷰한 일부 시위대는 이같은 주장을 반박했다.

한 여성 시위대는 "우리는 폭력배나 테러리스트가 아니다"라면서 "이곳에서 차고 넘치는 유일한 것은 부패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다른 남성 시위대도 사람들이 "진실을 원한다"면서 "정부는 부유하지만 여기 모든 이들은 갚아야 할 빚이 있다. 우리 모두 고통을 받고 있으며 고통 분담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