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범 금융위원장이 13일 서울 명동11길 은행회관에서 열린 경제 금융 전문가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금융위 제공)
[파이낸셜뉴스]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자영업자 부채에 대한 연착륙 방안을 마련하고 비(非)은행권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13일 밝혔다. 고 위원장은 이날 서울 명동11길 은행회관에서 경제·금융 전문가와 간담회를 가진 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비은행권 자산 크게 늘어 선제 관리”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회색코뿔소로 비유되던 잠재 위험들이 하나둘씩 현실화되고 있다"면서 “올해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가 시행되면서 가계부채 증가율은올해 4~5%수준으로 유연한 관리가 가능하고 자영업자 부채와 비은행 리스크 관리를 깊이 들여다 볼 것”이라고 말했다. 회색코뿔소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만 간과하기 쉬운 위험을 뜻한다.
가계부채는 안정권에 들어서는 모양새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달 전금융권의 가계대출은 2000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지난 8월부터 가계대출 증가액은 8조6000억원, 7조8000억원, 6조1000억원, 5조9000억원으로 둔화되다가 12월에는 사실상 멈춘 셈이다. 지난 한해 가계대출 증가율은 7.1% 수준이었다.
고 위원장은 “12월 가계부채 증가율이 줄어든데에는 대출 비수기의 영향도 있었고 지난해 8월부터 금융위가 강도 높은 가계부채관리 강화방안을 내놓은 것이 효과를 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 위원장이 올해 관리 타깃으로 잡은 곳은 비은행권이다.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등이 주요 관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건전성 문제가 없지만 자산 증가속도가 가팔라 선제관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말 현재 저축은행의 가계·기업대출 잔액은 95조5783억원이다. 전년 말 대비 17조 9108억원(23.06%) 늘었다. 지난해 저축은행의 월평균 대출 증가액이 1조8000억원으로 이달 100조원을 넘어설 가능성인 높다.
고 위원장은 “비은행권의 자산규모가 최근에 크게 커진 측면이 있고 일부 수요자는 비은행권에서 단기로 자금을 조달해서 장기로 운영하는 모습도 보인다”면서 “레버리지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선제관리 측면에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영업자 대출만기지원 3월 종료, 채무조정·컨설팅 등 지원“
자영업자에 대한 대출지원방안은 이달 3월로 끝내고 연착륙방안을 마련한다. 대출잔액이 크게 늘어 금융 불안정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 2년간 개인사업자 대출은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9월말 기준 개인사업자대출잔액은 584조원이었다. 가계대출액 총 888조원중 개인사업자대출 차주들이 방은 가계대출은 304조원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코로나19에 따른 영업환경 악화로 지난 2년간 개인사업자대출이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고, 많은 사업자들이 가계대출도 함께 받아 필요한 자금을 확보해 오셨다”면서 “글로벌 통화긴축에 금리상승까지 더해지면 이분들의 대출부담과 부실화가 우리경제의 또다른 뇌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대출 만기 연장과 원금상환 유예조치는 3월 말에 종료될 것”이라며 “어려운 분들 사전 채무조정지원방안과 컨설팅 등 여러 방안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전문가 간담회에는 최재영 국제금융센터 원장, 안유화 성균관대 교수, 이철호 칼럼니스트, 신용상 금융연구원 리스크센터장 등 전문가 8명이 참여했다.
ksh@fnnews.com 김성환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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