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법 개정안 시행
자치입법·예산심의·감사 등
'정책지원 전문인력' 도입 가능
독자적으로 채용할 수 있어
주민조례발안·주민감사청구
참여연령 19→18세로 하향
경기도의회 인사권 독립 비전 선포식
【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 32년만에 자치분권 확대를 내용으로 하는 지방자치법 개정안이 지난 13일 본격 시행되면서 전국 지방정부와 지방의회에 큰 변화가 일고 있다. 지난 1988년 이후 전면 개정된 지방자치법은 시행은 인구 100만명 이상의 '특례시 출범'에만 관심이 집중되는 듯 했지만, 이 외에도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이나, 외국인들의 인구수 포함, 주민참여 확대 등 의미 있는 변화도 포함돼 있다.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
먼저 지방자치법 개정 이후 가장 크게 달라지는 점은 다름 아닌 지방의회의 인사권 독립이다. 그동안 시·도지사가 가졌던 지방의회 직원 인사권은 의장에게 이양됐고, 지방의회는 자치입법·예산심의·행정사무 감사 등을 지원할 '정책지원 전문인력'을 도입할 수 있게 됐다.
이를 위해 전국 최대 규모인 경기도의회는 지난 13일 '인사권 독립 비전 선포식'을 열고 새로운 지방의회로의 출범을 알렸다.
장현국 경기도의회 의장은 "이제 지방의회는 자치분권의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며 "인사권 독립을 디딤돌 삼아 풀뿌리 민주주의의 꽃을 피우겠다"고 밝혔다. 장 의장은 특히 "지방의회가 독립된 인사권한을 갖는다는 것은 단순히 인사라는 권한을 넘어 집행부 견제와 균형을 위한 든든한 토대를 세우는 일"이라며 "분명한 원칙을 가지고 인사에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동안 경기도의회 공무원들은 경기도 소속으로 도와 의회를 오가며 근무했지만, 조직이 분리되면서 의회에서만 일하게 된다.
이에 따라 지방의회는 자율성과 독립성을 가지고 우수한 인재를 채용할 수 있고, 균형 잡힌 보직관리와 교육훈련 등 각 부문의 제도적 기반을 갖춰 집행부에 대한 효과적인 견제가 가능해 질 전망이다.
■외국인·외국국적 동포 주민등록 인구 포함
이와 더불어 지방정부의 인구 기준도 내국인 주민등록 인구와 거주지 등록 외국인·외국국적 동포 인구를 합산해 정하게 된다.
지방자치법상 인구 50만명 이상 대도시는 행정기구 및 정원이 확대되고 보건의료, 지방공기업, 주택건설, 도시계획, 도시재개발, 환경보전 등의 광역지자체 사무를 이양받는 등 다양한 권한을 갖게 된다.
경기도에서는 김포시가 지난해 12월 말 기준 내국인 주민등록 인구 48만6508명에서 외국인·외국국적 동포 2만3000여명을 더해 50만명을 넘어섰으며, 시흥시도 기존 51만명에서 57만명으로 6만명 늘었다.
인구 50만 대도시의 경우 기존 광역자치단체 권한인 병원급 이상의 의료기관 설치와 지도·감독 사무를 처리하고 지방공사·공단을 설립할 수 있다.
또 도시계획사업 실시계획·변경 인가가 가능해지고 도시 재개발이나 주택 건설에서도 권한이 확대되는 등 광역자치단체 120여개의 사무를 직접 처리하게 된다.
전략사업 추진을 위해 필요하면 시의회 의결을 얻어 지방채를 발행하거나 재정상 특례를 적용해 조정교부금을 더 받을 수 있으며, 구청 설치도 가능해 진다.
한편, 주민등록자·등록외국인·외국국적동포 합산 인구가 2년 연속 100만명 초과 시 대도시로 인정하고, 반대로 분기별 평균이 2년 연속 미달했을 때에는 특례시 자격을 잃게 있다.
■주민자치 참여권 강화
이밖에도 지방자치법 개정에 따라 규칙의 제정·개정·폐지와 관련된 주민의 의견제출권이 신설되는 등 주민자치 참여권도 강화된다.
의견이 있는 주민들은 도지사에게 이를 제출할 수 있으며, 도지사는 30일 이내에 의견 검토 결과를 의견을 제출한 주민에게 통보해야 한다.
또 지방자치법에 근거를 둔 주민조례발안법을 별도로 제정해 주민이 지자체장이 아닌 의회에 조례안의 제정, 개정, 폐지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주민조례발안·주민감사청구의 인구요건을 완화하고 참여연령을 19세에서 18세로 하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주민감사 진행에 필요한 청구인 수 규모도 '시·도 300명(기존 500명), 인구 50만 이상 대도시 200명(기존 300명), 시·군·구 150명(기존 200명) 이내에서 지자체 조례로 정하는 수 이상으로 완화되는 등 주민들의 참여가 확대된다.
jjang@fnnews.com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