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가 18일 서울 중구 장충동 소재 이재현 CJ그룹 회장 자택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노유정 기자
3주째 총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CJ대한통운 택배노조가 18일 이재현 CJ그룹 회장 자택 앞에서 집회를 열고 파업 수위를 높였다.
전국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장충동 소재 이 회장의 자택 앞에서 조합원 상경투쟁을 벌였다.
지난달 28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한 노조는 이날로 파업 22일째에 돌입했다. 파업에 참여한 노조원은 1650명으로 CJ대한통운 전체 택배기사 중 8% 수준이다.
이날 오전 10시30분께 이 회장의 집 앞에는 경기권 조합원 약 200명이 모였다. 이들은 경찰이 설치한 폴리스라인 안에서 “회장이 직접 나서 해결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 중 대부분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으나 거리두기는 지켜지지 않았다.
이번 집회는 오전 10시30분부터 저녁 7시30분까지 5회에 걸쳐 진행된다. 경기·강원·제주·광주·전남·전북·충청·울산·인천·부천·경남·부산 등 지역 노조원들이 서울에 모여 릴레이 형식으로 집회를 열고, 한강다리와 지하철역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한다.
노조는 택배기사 처우개선을 위한 택배요금 인상분을 CJ대한통운이 과도하게 챙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사회적 합의에 따라 만든 표준계약서에 택배기사 과로를 유발하는 부속합의서를 끼워넣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CJ대한통운은 설 택배대란을 막기 위한 노동조합의 대화 제안을 거부했다"라며 "대화 거부에 CJ그룹 총수 이 회장의 지시와 승인이 있었다고 판단하고 2000여명 조합원의 상경 투쟁을 전개한다"고 강조했다.
전국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가 18일 서울 중구 장충동 소재 이재현 CJ그룹 회장 자택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노유정 기자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은 "이 회장과 담판을 짓겠다 결심한 동지들이 서울로 집결했다"며 "택배기사 연봉이 8500만원이라는 CJ대한통운의 주장은 거짓이다. 우리는 그 돈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CJ대한통운 측은 전체 물량의 4%만 정상 배송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현장에선 평소 물량보다 20%가 줄었다는 의견이 나온다"며 "시간이 지나도 우리는 절대 파업대오를 이탈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의 요구안은 △택배요금 인상금액 수익 공정 분배 △별도요금 폐지 △부속합의서 철회 △노조 인정 △저상탑차 대책 마련 등이다.
노조는 지난 14일 100인 단식투쟁에 돌입하며 CJ대한통운 측에 공식대화를 제안했으나 사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CJ대한통운 택배노조의 교섭 대상은 직고용 관계를 맺고 있는 대리점과 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CJ대한통운 측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대리점연합회와 노조의 대화를 지원하겠다며 파업 중단을 요청했다. CJ대한통운은 "택배현장에서 법과 원칙에 기반을 둔 합리적인 관계가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며 대리점연합회와 노조가 원만하게 대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노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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