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법. /사진=김해솔 기자
[파이낸셜뉴스] 음주 운전을 하다가 60대 인부를 치어 숨지게 한 30대 여성이 항소심 첫 공판에서 “용서받고자 항소했다”고 밝혔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항소3부(김춘호 부장판사)는 19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사) 혐의로 기소된 권모씨(32)에 대한 항소심 1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권씨 측은 “용서받을 기회를 얻으려 항소를 제기했다”고 주장했다. 권씨 측 변호인은 “권씨는 자신의 죄를 모두 인정하고 하루하루 속죄하는 마음”이라며 “다만 아직 유족 측으로부터 용서받고 있지 못하고 용서를 구하기도 어렵다는 것을 안다”고 말했다.
또 “사건 이후 권씨가 ‘만취 벤츠녀’ 같은 표현으로 언론에서 호도당한 면이 있다”며 “그런데 그때 권씨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었고 차를 몰게 된 사정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 사정이 무엇인지는 서면으로 보충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재판에는 피해자 A씨(62)의 딸 B씨가 출석해 “권씨를 용서하기 힘들 것 같다”고 밝혔다. B씨는 재판 전 취재진에게 “권씨 입장에서는 형량이 너무 크다고 생각해 항소한 것이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서도 “1심에서 7년을 선고받은 것도 되돌릴 수 없는 저희 아버지의 죽음에 비하면 적은 거라는 생각은 변함없다”고 말했다. B씨는 지난 5일 법원에 권씨에 대한 엄벌 탄원서를 내기도 했다.
권씨는 지난해 5월 24일 오전 2시께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한 LPG충전소 앞 도로에서 지하철 2호선 콘크리트 방음벽 철거 작업을 하던 A씨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신호를 위반하고 시속 148㎞의 빠른 속도로 운전한 권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인 0.188%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권씨는 이전에 음주 운전으로 형사처벌받은 적이 있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피해자 측에게 용서받지도 못했다”고 징역 7년을 선고했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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