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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마켓워치]KHI, 대한조선 인수 채권단 LC·RG 금융지원 관건

후판 가격 급등에 기존 한도론 무리..연 금융비용 약 250억에 출자전환 추진

[fn마켓워치]KHI, 대한조선 인수 채권단 LC·RG 금융지원 관건

[파이낸셜뉴스] 우선협상대상자 KHI(Korean Heroes Incorporation)의 대한조선 인수는 채권단의 LC(신용장), RG(선수금환급보증) 등 금융지원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선박 건조 비용의 20~30%를 차지하는 후판 가격이 지난 한 해 동안 60%가량 급등하면서다. 지금 대한조선에 부여된 LC 한도로는 후판을 제대로 구매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HI-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PE)·SG PE 컨소시엄은 최근 대한조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매각측과 금융지원안과 채무재조정 협상을 벌이고 있다.

KHI 컨소시엄이 바라는 금융지원안은 LC 한도를 2배로 늘리고, RG도 50% 가량 늘리는 것이 골자다. 후판 가격이 급등한 만큼 현재 LC 한도로는 후판을 제대로 사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앞서 포스코는 지난해 상반기 조선용 후판 가격은 톤(t)당 약 10만원 인상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40만원가량을 추가 인상했다. 조선용 후판은 선박의 갑판과 외벽으로 사용되는 주요 철강제품을 말한다. 현재 후판 가격은 조선사마다 톤당 105만~115만원 수준이다.

RG 한도 증대도 관건이다. 앞으로 원활한 수주를 위해서다.

대한조선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아프라막스급 석유제품 운반선을 11척 수주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LNG 연료추진 방식의 아프라막스급 중대형 탱커선 2척 수주를 확정짓고, 추가로 2척을 수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형 컨테이너선도 2척을 수주해 총 17척(추가 발주의향 포함하면 21척)을 수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RG는 조선사가 배를 건조해 발주사에 넘기지 못할 때 조선소가 선박건조비용으로 미리 받은 돈(선수금)을 금융기관이 대신 물어주겠다고 보증을 서는 것이다. 수주에 성공하더라도 RG를 받지 못하면 계약이 취소된다.

채무재조정도 KHI 컨소시엄의 희망사항이다. 대한조선은 연 200억원 가량 영업이익을 내지만 금융비용인 이자만 연 약 250억원여서 만성 적자인 회사다. 출자전환을 통해 채무를 줄이면 연 100억원 이상 영업이익을 내는 알짜 회사로 탈 바꿈 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채권단이 이같은 금융지원안, 채무재조정 협상에 동의하는 것이 관건이다. 채권단은 그동안 조선업 관련 여신으로 수년에 걸쳐 고통받아 왔기 때문이다. 새로운 지원에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배경이다.

전통적인 MR탱커 강자 SPP조선의 경우 M&A로 매각하는 것이 낫다는 최종 자문의견이 있었지만 당시 주채권은행였던 우리은행은 청산을 결정했다. 해외 원매자들의 RG 등 신규지원 요구를 부담스러워한 영향이다.

IB업계 관계자는 "KHI 컨소시엄은 신주 500억원 이상을 포함, CB(전환사채) 등을 포함 1900억~2000억원 규모 투자를 통해 대한조선 인수를 추진 중"이라며 "한투PE-SG PE가 운용하는 구조혁신펀드를 통해 약 500억원 규모 재무적 여력도 확보했다. 다만 채권단의 결정에 따라 투자 여부가 달라 질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한조선은 전라남도 해남을 필두로 중형급 유조선 및 석유화학제품 운반선을 건조하고 있다. 대주그룹의 계열사였지만 2009년 건설·조선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대상이 됐다. 이후 산은 등 채권단은 대한조선 매각에 나섰지만 인수자를 찾지 못하면서 2011년 7월부터 대우조선해양에 위탁경영을 맡겼다.

2015년에 기업회생 절차를 졸업한 이후 강도높은 자구계획 이행 및 주채권은행의 금융지원을 바탕으로 꾸준히 수주활동을 지속하였으며, 국내 중소형 조선사 중 유일하게 안정적인 수주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대우조선의 대한조선에 대한 실질 지분율은 12.76%다. 투자 지분율은 65.06%지만 채권단에 대한조선 주식의 의결권을 상당 부분 위임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