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준 고양시장. 사진제공=고양시
【파이낸셜뉴스 고양=강근주 기자】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2018년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14% 이상인 고령사회로 진입했으며, 2025년이면 노인인구가 20% 이상인 초고령사회로 접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만큼 차별화된 노인복지 서비스 수요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고양시는 이런 흐름을 적극 반영하고 특히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관내 취약노인을 대상으로 ‘노인 맞춤형 돌봄 서비스’를 운영하며 노인복지 수요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있다.
이재준 고양시장은 21일 “고양시는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을 적극 발굴하고 첨단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돌봄을 확대해 고양형 지역돌봄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맞춤형 서비스를 통해 비용이 많이 드는 장기요양 진입을 막고, 어르신이 오래 동안 살던 곳에서 보다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고양시 CT 응급안전장비. 사진제공=고양시
고양시 CT 응급안전장비 이용 어르신. 사진제공=고양시
고양시 생활지원사 방문. 사진제공=고양시
◇돌봄노인 3100여명…돌봄 공백 도우미, ‘스마트돌봄’
현재 고양시 독거노인은 3만6000여명으로 이 중 3100명 내외가 ‘돌봄 노인’이 다. 돌봄 노인은 만 65세 이상 기초생활수급자 또는 차상위, 기초연금수급자 중 독거노인-고령부부 등 돌봄이 필요해노인 맞춤형 돌봄 서비스 지원사업 대상자를 말한다.
노인 맞춤형 돌봄 서비스는 정기 안부확인, 가사-외출 동행 서비스, 생활교육 등 취약노인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노인복지관 등 11곳에서 서비스를 수행하며 전담 사회복지사 19명, 생활지원사 248명이 돌봄 인력으로 일하고 있다.
작년부터 코로나19 발생으로 첨단기술과 결합한 ‘스마트 돌봄 서비스’를 도입했다. 돌봄노인 가정에 ICT 응급안전장비 412대를 설치해 비대면 돌봄이 가능해져 돌봄 공백을 메우는데 한몫 거들고 있다.
우울감이 있는 노인을 대상으로 ‘효돌이-효순이’ 서비스도 지원한다. 효돌이-효순이는 약 복용과 식사 시간 알림은 물론 말동무도 되어주는 AI돌봄로봇으로 올해 52대를 보급해 건강관리와 정서안정 지원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이밖에도 노인 건강관리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여가-문화 활동 프로그램과 치매 조기검진, 반려식물 지원 등 신체-정신 건강 관리를 위한 생활교육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스마트 돌봄 서비스’를 확대 추진한다. ICT 응급안전장비 약 500대를 추가 도입하고 기존 ICT보다 조작이 단순하고 설치가 간편한 IoT 안전돌봄장비 사업도 신규 추진한다. IoT 안전돌봄장비 145대를 시범 설치, 효과를 검증할 때 확대 운영할 예정이다. 노인돌봄 서비스 신청을 원하는 경우 주소지 관할 행정복지센터 노인복지 담당자에게 문의하면 된다.
고양시 효순이를 안고 있는 어르신. 사진제공=고양시
고양시 효돌이-효순이 인형. 사진제공=고양시
고양시 IoT 안전돌봄장비. 사진제공=고양시
◇생활지원사 독거노인 말동무…응급콜 위기상황 조기발견
노인 맞춤형 돌봄 서비스를 지원받는 노인 집에는 일주일에 한 번 생활지원사가 찾아간다. 식사는 하셨는지, 아픈 곳은 없는지 안부를 나누고 밀린 집안일을 함께한다.
집안 한 편에는 ICT 응급안전장비가 설치돼있다.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장비 위 큼지막한 응급콜 버튼을 눌러 119를 호출할 수 있다. 자녀, 친지, 가까운 지인 등 번호를 등록해 버튼 하나로 바로 통화할 수 있고 화재알림, 약 복용시간 알림 등 기능도 갖추고 있다. 현관문 개폐 인식, 노인이 밖에 나가 오랜 시간 돌아오지 않을 경우 생활지원사가 이를 확인해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돌봄 서비스를 받는 한 노인은 “코로나19 때문에 자식도 자주 보지 못하는데 생활지원사가 안부전화도 꼬박꼬박 해주고 집안일도 도와주고 얼마나 잘하는지 모른다”며 “혼자 사니 대화할 사람도 없는데 같이 이야기도 많이 하고 정말 내 딸 같아서 너무 좋다”고 말했다.
노인 맞춤형 돌봄 서비스 운영으로 생활지원은 물론 대상자 사망 또는 위기상황도 조기에 발견,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작년 위험 대처 사례는 총 17건에 이른다.
작년 10월에는 생활지원사가 안부를 확인하던 중 위기상황을 발견해 빠른 대처로 대상자가 응급처치를 받을 수 있었다. 대상자는 심장수술 이력과 당뇨병이 있어 매일 식사와 약 복용을 했는지 등 건강상태 모니터링을 진행 중이었다.
담당 생활지원사는 정기방문 안내를 위해 대상자에게 연락했으나 통화를 하지 못해 집으로 직접 방문했다. 초인종을 눌러도 답이 없어 베란다 창문을 통해 들여다보니 노인이 집안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응급상황임을 감지하고 119에 곧바로 신고했다.
119 응급대원이 집안에서 저혈당 쇼크로 쓰러진 노인을 발견, 즉시 응급처치를 시행하고 응급실로 이송해 무사히 치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고양시는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노인 건강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작년 9월 주교동에 거주하는 한 노인은 설사가 멎지 않아 탈진한 상태로 ICT 응급안전장비 응급콜 버튼을 눌렀다. 곧바로 119 응급차가 호출돼 노인을 응급실로 이송했으며 정밀검사를 받은 뒤 치료를 받고 무사히 퇴원했다.
ICT 응급안전장비는 10시간 이상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을 경우 모니터링을 담당하는 응급요원에게 알림이 간다.
응급요원은 이를 담당 생활지원사에게 전달해 대상자를 확인토록 하고 있다. 특히 1월12일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는 대상자 집을 방문해 사망을 조기에 확인했다. 응급안전장비 모니터링 덕분에 사망자가 오랜 시간 방치되지 않고 빠르게 수습할 수 있었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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