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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선언한 케이뱅크, 두나무 손 꽉 붙잡을까

시장은 두나무-케이뱅크
파트너십 연장에 무게 두지만
업비트 우리금융 지분 보유로
두나무-우리銀 제휴설 솔솔

케이뱅크가 연내 기업공개(IPO)를 선언하면서 국내 1위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의 운용사 두나무와의 파트너십 연장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양쪽 대표들의 강한 의지와 실명 계좌 발급에 소극적인 당국 입장은 양사의 파트너십이 무리 없이 연장될 것에 무게를 싣는다.

자금 세탁 방지 책임이 부담스러운 시중은행들도 굳이 두나무와의 제휴에 뛰어들 이유가 없다는 기류다. 다만 우리은행은 변수다. 가상자산거래소, 블록체인 기반 부동산 투자 플랫폼과 손잡은 다른 은행들에 비해 뒤쳐졌다는 의견이 내부에서 나오고 있어서다.

또 최근 대선 후보들이 가상 자산에 호의적 인식을 갖고 있는 있는 점 역시 시중은행을 움직이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두나무가 실명계좌 발급 은행을 확대할 것이란 전망은 시장 전망은 실현 가능성이 작은 것으로 보인다.

우선 양쪽 대표의 파트너십 연장 의지가 강하다.

연내 기업공개(IPO)를 선언한 케이뱅크는 두나무가 꼭 붙들어야 하는 패가 됐다. 두나무와 제휴 이후 '코인족(族)'들이 케이뱅크로 몰리면서 출범 5년 만에 사상 첫 흑자전환에 성공해서다.

두나무 이석우 대표도 2020년 6월 IBK기업은행에서 케이뱅크로 갈아탄 뒤 압도적인 1위 사업자로 등극한 점을 의미있게 생각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금융당국이 실명계좌 발급에 까다로운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도 양사 제휴 연장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금융당국은 가상자산과 관련해서는 소비자 보호에 방점을 찍고 있다. 웬만해서는 실명 계좌를 허락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가장 매출이 많이 나오는 '원화마켓(원화·가상화폐 간 거래)'에 등록하기 위해선 정보 보호 관리 체계(ISMS) 인증과 실명 확인 입출금 계정 개설 확인 등 요건을 갖춰야 한다. 지난해 9월 가상자산사업자 신고제 도입 이후 현재까지 가상자산사업자로 등록된 곳은 29개다. 하지만 원화마켓 사업자 자격을 얻은 업체는 업비트·코빗·코인원·빗썸 등 4곳 뿐이다.

시중 은행 부담도 상당하다.

은행들은 고객확인(CDD), 고액현금거래보고(CTR), 의심거래보고(STR) 등 기본적인 의무 외에도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 변경 신고, 수리, 직권말소 사항, 예치금을 고유재산과 구분 관리하는지 여부,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 획득 여부까지 추가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보수적인 은행권 입장에서 굳이 나서기엔 사업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코빗과 제휴를 시작한 신한은행도 업비트는 규모는 큰데 위험하다는 인식이 있어 검토가 쉽지 않다고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변수로 꼽힌다. 업비트가 우리금융지주 지분을 1% 획득하며 제휴설이 계속 나오고 있는 데다 우리은행이 타행에 비해 신산업에서 뒤쳐졌다는 내부 기류가 있어서다. 또 최근 대선후보들이 가상자산에 대해 호의적 인식을 갖고 있는 것도 시중은행을 움직이는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