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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염포산터널 전면 무료화 타당성 논란

울산시 -  5개 구군, 통행료 분담에 이견
세금으로 매년 50~70억 원 운영사에 지급

울산 염포산터널 전면 무료화 타당성 논란
울산 염포산 터널 요금소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대왕암공원 등 방어진 일대 관광지와 가깝고 빠르게 연결하는 울산 염포산터널의 전면 무료화가 터널 운영사 측에 내야할 분담금 문제로 발목이 잡혔다.

24일 울산시와 동구에 따르면 염포산 터널 이용요금은 현재 승용차 기준 700원이다. 울산시가 이 가운데 200원을 부담키로 하면서 이용자들은 500원만 내고 있다.

울산 동구 주민들은 울산대교와 염포산터널 건설논의가 시작된 2009년부터 터널의 무료화를 요구해왔다. 출퇴근과 통학 등 일상생활을 위해 수시로 다녀야 하는 구간인데 이용료를 내고 다니면 오히려 지역발전을 저해하게 된다고 주장해왔다.

이와 관련해 울산시는 지난 3일 ‘울산시-동구 발전전략 공동발표’를 통해 동구 주민들에 한해 염포산 터널 통행료 무료화를 발표했다. 울산시가 80%, 동구가 20%를 통행료를 부담해 올 하반기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그런데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동구 주민만 혜택이 한정되어서는 안 되며 시민 전체와 택시 업종에 대해 무료화가 적용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결국 검토에 나선 울산시가 통행료 분담을 협의하기 위해 지난 20일 ‘염포산 터널 통행료 무료화 4개 구·군 업무협의회’를 개최했지만 숙제만 남겨 놓고 결론은 다음 기회로 미뤘다. 동구를 제외한 4개 구군이 자체 예산 투입에 난색을 표하며 울산시가 전적으로 통행료를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기 때문이다.

울산시가 현재 부담하고 있는 통행료분담금은 20억 원이다. 전 시민 무료화를 추진할 경우 5개 구군과 함께 매년 부담해야 할 분담금은 통행차량 수에 따라 매년 50억~70억 원에 이른다.

각 구군이 부담해야 할 분담금의 기준은 지역별 차량등록 비율에 따라 달라지만 최소 몇 억 가량을 부담해야 한다는 점에서 구군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왕에 시민세금으로 부담할 경우 시에서 전적으로 맡는 게 옳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터널 무료화의 경우 외지 관광객들이 내야 하는 통행료까지 울산시가 모두 부담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울산 염포산터널 전면 무료화 타당성 논란
사진 왼쪽에서 울산대교와 아산로에서 울산 동구로 진입하는 3개의 염포산터널 입구가 보인다. /사진=울산시 제공

울산 남구에 거주하는 시민 A씨는 “매일 출퇴근 하는 사람과 외지 관광차량들은 적지 않은 혜택을 받지만 1년에 겨우 1~2회 터널을 이용할까 말까하는 사람에게는 상대적으로 세금이 낭비되는 꼴이다”라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는 전 시민 통행료 면제에 반대하지는 않지만 2045년까지 통행료를 울산시가 보전해줘야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당시 울산시가 무리하게 민간자본으로 터널과 울산대교를 동시에 건설하다보니 필요치 않았던 분담금이 발생했다는 주장도 제기돼 정쟁거리가 되고 있다.

한편 울산대교와 염포산터널은 지난 2015년 6월 1일 동시 개통했다. 투입된 공사비는 총 5398억 원으로, 민자 3695억원, 재정지원 국·시비 등 1420억 원, 보상 283억 원이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