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 뉴욕의 AMC 링컨스퀘어 극장 앞에서 지난해 8월 3일(현지시간) 영화 '프리가이' 시사회가 열린 가운데 관객들이 레드카펫을 밟는 배우들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로이터뉴스1
밈주 열풍이 끝나니 차환 협상만 남았다.
지난해 밈주 열풍 속에 폭등했던 미국 극장체인 AMC엔터테인먼트가 현재 부채를 돌려막기 위한 차환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AMC는 올들어 주가, 회사채 가격 모두 폭락하면서 자금조달이 곤란해진 가운데 차환협상에 목을 매고 있다.
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현재 AMC가 여러 채권자들과 차환협상을 진행 중이라면서 이자 부담 경감, 만기 수년 연장 등을 AMC가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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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환협상에 올인
애덤 애런 AMC 최고경영자(CEO)도 올해 초 차환협상으로 자사의 높은 이자 부담을 줄여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에 대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협상은 순탄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미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이 40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가운데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가파른 금리인상이 예고되면서 AMC 회사채 가격이 폭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채권 가격은 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이는 AMC가 부담해야 하는 금리가 올라가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신규채권을 발행하려고 하면 수요가 적어 이전보다 훨씬 더 높은 금리를 제시해야 투자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
자금조달 비용이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고 주식시장에서 신주 발행으로 자본을 조달하기도 어렵게 됐다.
새해 위험자산 털어내기가 본격화하면서 AMC 주가가 올들어 24일까지 39% 폭락했기 때문이다. 신주를 발행하면 주가는 더 떨어질 것이 불을 보듯 뻔하고, 이 신주를 선뜻 인수하려는 이들도 많지 않을 것이다.
다만 치솟는 채권 수익률에도 불구하고 AMC는 이자 비용을 줄이는 차환협상을 마무리 지을 수 있을 것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AMC는 지난해 9월 현재 부채 규모가 55억달러 규모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지불유예된, 갚아야 하는 밀린 임대료도 3억7600만달러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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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가격 연일 하락
AMC 채권 가격은 연일 하락세다.
2026년 만기인 만기 수익률 10% 채권 15억달러어치는 24일 채권시장에서 액면가 1달러당 92센트까지 값이 떨어졌다. 올해초 액면가에 육박하는 달러당 99.5센트에 비해 불과 20여일만에 값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보다 담보가 적은 또 다른 채권은 이달초 달러당 72센트에 거래됐지만 24일에는 69센트로 떨어졌다.
AMC는 지난해 초 개미 투자자들 사이에서 선풍을 일으켰다.
소셜미디어에서 밈으로 회자되고, 인터넷창 레딧에서 개미 투자자들 사이에 크게 화제가 되며 개미 투자자들이 몰렸다.
기관투자가들이 공매도에 나선 가운데 개미들은 AMC 주식을 사들였고, 주가가 오른 탓에 공매도 기관투자가들은 큰 손해를 보고 물러나기도 했다.
지난해 주가 상승폭이 3000%에 이르기도 했던 AMC는 이제 개미들의 지분보유율이 80%를 넘는다.
그러나 새해 들어 주가 폭락세로 그 손실은 모두 개미들의 부담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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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매력 없어
맥쿼리그룹의 채드 베이넌 애널리스트는 "처음에는 AMC가 반 월스트리트 운동의 매우 훌륭한 사례로 자리잡았지만 더 이상 그런 매력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개미 투자자들은 AMC 도약 전망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웨드부시 증권의 마이클 패처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AMC가 부채 규모 축소를 위해 신주 발행을 추진했지만 주주들이 이를 두차례나 무산시켰다면서 이제는 주식을 발행할 수도 없는 처지가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신들의 보유 지분 가치 하락을 우려한 주주들이 신주 발행을 저지해 AMC가 부채를 줄이고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잃었다면서 "주주들이 기회를 날려 버렸다"고 비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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