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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마약왕 '엘차포' 항소심 기각...종신형, 126억달러 벌금 유지

[파이낸셜뉴스]
멕시코 마약왕 '엘차포' 항소심 기각...종신형, 126억달러 벌금 유지
멕시코 마약왕 호아킨 '엘차포' 구스만이 2014년 2월 22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에서 해병대원들에게 체포돼 이송되고 있다. 구스만은 25일 미국 맨해튼 순회법원 항소심에서 1심 재판 판결인 종신형에 30년형 추자, 126억달러 벌금형이 확정됐다. AP뉴시스

멕시코 마약왕으로 불린 호아킨 '엘차포' 구스만이 1심 재판이 부당했다며 낸 항소심에서 패했다.

미국 뉴욕 맨해튼의 제2 순회재판소 항소심 재판부는 2019년 10개 범죄혐의에 종신형과 30년 형을 선고하고, 126억달러 몰수를 판결한 1심 재판에 문제가 없다고 결정했다.

CNN에 따르면 항소심 재판부는 25일(이하 현지시간) 뉴욕 브루클린 연방지방법원이 석 달에 걸쳐 공정하게 사건을 심리했다면서 부당 대우는 없었다고 판단하고 1심 재판 판결을 그대로 인용했다.

구스만은 2019년 1심 재판에서 범죄 조직 구성, 마약 밀매, 무기 소지 등 10가지 혐의 모두가 유죄로 인정된 바 있다.

그는 항소심 재판부에 지나치게 엄격한 구금조처로 인해 그가 공정하게 재판받을 권리를 박탈당했고, 변호사의 효율적인 조력도 차단당했다면서 재판이 부당하게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배심원단이 잘못 판단을 내렸다면서 새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그의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가 없다면서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구스만 변호인 마크 퍼니치는 대법원에 상고할 것임을 시사했다.

퍼니치 변호사는 "법원 판결을 존중한다"면서도 "심각한 배심원 오류가 계속해서 은닉돼 논의조차 되지 않는 것에 크게 실망했다"고 말했다.

그는 피의자인 구스만의 악명으로 인해 그가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박탈당했다고 주장했다.

한때 포브스 선정 억만장자 순위에도 이름을 올렸던 구스만은 거의 신화적인 존재로 오랜 기간 당국의 추적을 피해왔다.

2001년에는 멕시코 교도소에서 세탁물에 몸을 숨겨 탈옥했고, 2015년에는 교도소에 땅굴을 파고 탈출한 바 있다.

그러나 2016년에 다시 체포된 뒤에는 미국으로 추방돼 엄격한 구금 상태 속에 재판을 받고 있다.

그의 별명 엘차포는 '땅딸보'라는 뜻이다. 그는 멕시코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 가운데 하나로 듀랑고, 치와와주와 함께 멕시코 마약 '트라이앵글'로 불리는 시날로아주 출신이다. 마약 카르텔인 시날로아 카르텔 수장으로 악명을 떨쳤다.

1심에서 배심원단은 석 달에 걸쳐 구스만이 저지른 끔찍한 고문, 살인, 멕시코 정부 전반에 걸친 부패, 그의 정부들, 탈옥, 금으로 도금된 AK-478 소총, 그의 이름이 새겨지고 다이아몬드가 박힌 권총 등에 관한 증언을 들어야 했다.

배심원들은 구스만의 10개 혐의 모두에 유죄를 인정했다. 구스만은 미국에서 가장 보안이 철저한 교도소 가운데 하나인 콜로라도주 플로렌스의 연방 교도소에서 여생을 보낼 전망이다.

미인대회 우승자 출신인 그의 아내 엠마 코로넬 아이스푸로는 지난해 남편의 마약 카르텔과 연관된 마약 밀매 혐의와 돈세탁 혐의를 인정하고 3년형을 선고받았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