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모습.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엠넷(Mnet)의 아이돌 육성 프로그램 '아이돌학교'의 시청자 투표를 조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총괄프로듀서(CP)가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1부(김예영·장성학·장윤선 부장판사)는 26일 업무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 CP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김모 제작국장 겸 본부장에게는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들은 유력 방송사 제작국장과 CP로 유료 문자투표 결과를 조작해 시청자에게 재산적 손해와 정신적 상처를 입혔고, 아이돌 지망생 피해자에게도 심각한 상처를 입혔다"며 "다만 사적 이익 도모를 위한 것이 아니라 저조한 화제성으로 시청률과 유료투표 문자 수가 낮게 나오자 회사 손해를 막겠단 이유로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다만 일부 방송 회차 중 별도 투표 결과 발표가 없었던 회차와 시청자들의 유료문자 투표 결과만 반영된 일부 회차 등에 대한 업무방해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또 일부 시간 외 투표에 적용된 사기 혐의도 무죄로 봤다.
재판부는 "투표 시작과 종료를 방송 때마다 공지하는 등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며 :순위 결정에 영향을 미칠 의사 없이 투표했을 가능성이 있어 무죄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김 제작국장은 1심에서는 방조범에 불과하다며 벌금형을 선고받았지만, 2심에서는 김 CP의 단독 결정이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며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이들은 2017년 7월부터 9월까지 엠넷에서 방송된 아이돌학교의 시청자 투표를 조작한 혐의로 기소됐다.
아이돌학교는 걸그룹 연습생들을 교육하고 훈련해 투표순위에 따라 데뷔까지 하는 과정이 담긴 프로그램이다.
해당 사건은 '아이돌학교 투표조작 의혹 진상규명위원회'는 아이돌학교의 투표 조작 정황을 발견해 2019년 9월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고발장을 내면서 시작됐다.
1심 재판부는 김 CP에게는 징역 1년을, 김 제작국장에게는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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