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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정세 긴장 국면에 주한 美대사 '강경파' 내정

한반도 정세 긴장 국면에 주한 美대사 '강경파' 내정
출처=주콜롬비아 미국대사관
[파이낸셜뉴스] 1년 넘게 공석이었던 주한미국대사에 과거 국무부에서 대북제재 이행을 총괄하는 역할을 했던 필립 골드버그 주콜롬비아 대사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관가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최근 신임 주한대사에 골드버그 대사를 내정하고 한국 정부에 아그레망(주재국 임명동의)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정부가 아그레망을 부여하면 미국은 골드버그 대사의 지명 사실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후 지명자로서 상원의 인준 절차를 밟게 된다. 다만 지명 후 상원의 인준 절차를 거쳐 부임하기까지 통상 수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실제 새 대사가 임기를 시작하는 것은 오는 3월 한국 대선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골드버그 내정자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강력한 대북제재의 주역으로 평가된다. 오바마 임기 초기인 2009~2010년 국무부 대북 유엔제재 이행 조정관을 지낼 당시 골드버그 내정자는 중국에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1874호의 적극적인 이행을 요청해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밀반입하려던 전략물자를 봉쇄하고 이를 언론에 공개하도록 하는 이례적인 조치를 이끌어 낸 바 있다.

리처드 홀브룩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1994~1996년 국무부 유럽 담당 차관보를 지낼 당시에는 골드버그 내정자가 특보로서 대규모 인종학살이 벌어진 보스니아 내전 수습을 도왔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인 2006~2008년 주볼리비아 미국대사 시절에는 반미좌파인 모랄레스 정권과 각을 세우며 볼리비아 전 국방장관의 망명을 미국에 받아들이게 하며 대사직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북한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을 재개하는 등 한반도 정세가 긴장 국면으로 돌아선 상황에서 이같은 강성 외교관 면모를 보이는 골드버그 내정자가 한국에 부임하는 것이다. 직업 외교관이 주한대사로 오는 것은 2011∼2014년 주한대사직을 맡았던 성 김 주인도네시아 미국대사 이후 처음이다.

이에대해 외교부 관계자는 "대사 지명은 파견국 측에서 발표하는 것이 외교 관례"라며 말을 아꼈다.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