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원대 시설건립 자금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서울 강동구청 공무원이 26일 오전 서울 송파구 동부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후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김씨는 2019년 12월부터 1년 3개월 동안 수십 차례에 걸쳐 구청계좌에서 자신의 계좌로 자금을 이체했고, 그중 38억원을 다시 구청계좌로 돌려놓은 것으로 파악됐다. 나머지 77억원가량은 행방이 불분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경찰이 시설건립자금 115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서울 강동구청 7급 공무원과 관련해 구청과 서울도시주택공사(SH) 등 관계자를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27일 오전 10시께 시작한 강동구청 공무원 김모씨(47)의 경기도 자택과 강동구청에 대한 압수수색을 각각 오전 11시55분과 오전 11시40분께 마쳤다. 경찰은 구청에서 김씨의 업무용 PC를 압수해 포렌식 작업에 착수한 한편 자택에서는 노트북과 수첩 등을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김씨의 횡령이 이뤄지던 당시 결재를 담당한 구청 직원과 SH 업무 관계자 등도 전날부터 차례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김씨는 2019년 12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강동구청 투자유치과에서 근무하며 자원순환센터 건립 자금 중 115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구청 명의 계좌를 관리하던 김씨는 자신의 개인 계좌로 수십차례에 걸쳐 공금을 이체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김씨는 SH에 공문을 보내 SH가 구청에 지급해야 하는 기금을 자신이 관리하는 구청 업무용 계좌로 입금하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구청 업무용 '제로페이 계좌'가 회계 시스템에 잡히지 않는 점을 악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횡령액 115억원 가운데 38억원은 김씨가 구청 계좌에 반납했다는 취지로 진술해 실제 피해액은 77억원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횡령금을 “주식 투자로 모두 날렸다”고 진술했다.
서울동부지법은 지난 26일 김씨에 대해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강동구청은 김씨를 직위 해제 조치하고, '공직비리 특별조사반'을 구성해 공범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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