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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스트리트] 택시 동승

[fn스트리트] 택시 동승
서울시에서 택시 동승 서비스가 28일부터 합법화된다. 합승택시 플랫폼인 코나투스의 '반반택시' 사진.(서울시 제공). 사진=뉴시스
서울올림픽을 앞둔 1980년대 중·후반 때였다. 새내기 기자로 취재나 사내 회식 명목으로 심야 귀가를 밥 먹듯 했다. 당연히 택시 합승에 의존하기 일쑤였다. 1982년 법으로 합승을 금지했지만, 이미 사문화됐던 셈이다. 당시 경제가 고도성장기라 수요가 넘쳐 공급자(택시기사)가 우위인 시장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던 것 같다.

그때도 이런저런 문제는 파생됐다. 먼저 탄 승객의 의사와 무관하게 합승 손님을 태우려고 자주 정차하는 등 횡포는 비일비재했다. 요금산정 시비도 적잖았다. 그럼에도 출퇴근 시, 특히 심야 승차난이 괴로운 시민들은 감지덕지하며 이용했다.

서울시에서 택시 동승 서비스가 28일부터 합법화된다. 합승이 '동승'으로 이름을 바꿔 40년 만에 공식 부활하는 셈이다. 음성적으로 이용되다 근래 자취를 감춘 합승이 다시 양성화되면서 심야 대중교통난은 상당히 덜 수 있게 됐다.

이 제도 도입을 가능케 한 견인차는 정보통신기술(ICT)이다. 즉 동승을 원하는 시민이 유사한 이동경로로 택시를 이용 중인 승객을 자동으로 매칭해 주는 앱이 개발된 덕분이다. 코나투스 반반택시 서비스의 경우 앱에서 동승호출을 선택하면, 먼저 탄 승객과 동선이 70% 일치하는 차량을 자동 매칭한다. 안전 문제를 감안해 실명으로만 앱에 가입하도록 하고, 같은 성별의 승객에 한해 동승을 허용하는 장치도 마련했다. 요금도 동승자와 나눠 내 절반가량 저렴해지기에 먼저 탄 손님도 그만큼 이익이다.

서울시는 윈윈의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승차난 해소로 인한 시민 편익뿐 아니라 만성적 경영난에 빠진 택시사업자의 수입 증대에도 이바지하길 바란다는 얘기다.

이 같은 생활밀착형 정책들이 이번 대선을 통해서 많이 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도 간절하다. 여야 대선후보들이 '소확행 공약'(이재명)이니, '심쿵 공약'(윤석열)이니 하며 유권자에게 어필하려 하고 있지만 아직은 다분히 인기영합성 공약이란 인상을 주고 있는 까닭이다.

kby777@fnnews.com 구본영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