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호주 멜버른에서 지난해 11월 6일(현지시간) 시민단체 '멸종 저항' 회원들이 기후위기로 코알라가 죽어가고 있다며 대형 코알라 인형을 들고 가짜 코알라 장례식을 치르고 있다. 로이터뉴스1
호주가 코알라 보호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대규모 재정지출로 재정상황이 악화하고 있지만 코알라 보호를 위해 5000만호주달러(약 423억원)를 투입하기로 했다. 사상최대 규모다.
앞으로 4년에 걸쳐 코알라를 장기적으로 보호하고, 개체수를 늘리는 사업에 투자된다.
CNN은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29일(이하 현지시간) 이같은 계획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모리슨 총리는 성명에서 "코알라는 호주와 전세계 모든 곳에서 가장 사랑받고, 호주를 가장 잘 대표하는 상징 가운데 하나"라면서 "앞으로 수세대에 걸쳐 그들을 보호하려 한다"고 밝혔다.
모리슨은 코알라 보호기금이 "코알라 서식지 복원, 코알라에 대한 이해 제고, 코알라 관리와 치료 교육 지원, 코알라 건강 연구 강화" 등에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리슨은 성명에서 5000만호주달러를 더해 2019년 이후 모두 7400만달러가 코알라 보호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코알라는 개체수가 크게 줄고 있다.
지난해 9월 호주코알라재단(AKF)에 따르면 2018년 이후 호주 코알라 개체수는 약 30% 급감했다. 산불, 가뭄, 개발을 위한 벌목 등이 원인이다. 여기에 기후위기까지 겹쳐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
특히 2019년 뉴사우스웨일스(NSW)주에서만 4만8000㎢를 태운 대형 산불로 코알라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코알라는 또 성병이 확산되면서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기도 하다.
전세계에서 연간 1억명 이상이 감염되는 성병 클라미디아가 코알라에게도 급속히 확산돼 번식이 위협받고 있다.
클라미디아에 걸린 코알라 등 동물들은 실명 위험과 함께 물혹이 생겨 고통받을 수 있다. 또 불임이나 사망을 부르기도 한다.
과학자들은 현재 코알라를 비롯한 동물용 클라미디아 백신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백신 개발에 코알라 보호기금 일부가 투입된다.
한편 국제자연보존연맹(IUCN)은 코알라를 멸종 위험이 있는 동물들로 구성된 '레드 리스트'에 올려 놓고 '취약' 보호종으로 지정한 상태다.
IUCN은 야생 상태 코알라가 10만~50만 개체에 불과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반면 AKF는 이보다도 휠씬 적은 5만8000 마리에 불과하다고 추산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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