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공식 신기술 인증 획득 성공
제조업체 ㈜지큐지원에 기술이전
유산균 1천배 높이고 가스는 배출
김치 등 발효식품 생산·유통 탁월
부산대 신보성 교수(왼쪽)팀이 전통 항아리처럼 숨쉬는 포장지 기술을 개발해 ㈜지큐지원(대표이사 정해동, 오른쪽)에 기술을 이전, 발효식품 포장(작은 사진) 등에 적용될 전망이다. 부산대학교 제공
부산대학교 교수팀이 '전통 항아리처럼 숨쉬는 포장지' 개발에 성공해 기술을 기업에 넘겨 곧 시장에 선보일 전망이다.
정부의 공식 신기술(NET) 인증 획득에 성공하면서 본격 사업화에 들어간 이 기술은 물은 가둬두고 기체는 배출해 김치 등 발효식품 유통과 유산균 증식에 쓰임이 클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대학교(총장 차정인)는 광메카트로닉스공학과 신보성 교수가 기술 이전한 '통기성 포장지 제조기술'이 최근 농림식품신기술(NET) 인증을 획득해 사업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2일 밝혔다.
이 신기술은 신 교수가 기능성 포장지 제조업체인 ㈜지큐지원에 기술 이전한 것이다. 지난해 12월 ㈜지큐지원이 농림식품신기술인증을 획득하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20년 부산대가 기술 이전한 이 나노 발포 구조체 가공 기술은 2년의 기술 상용화 과정을 거쳐 독자적인 제조 기술로 완성됐다.
그동안 김치와 같은 발효식품은 기존 포장지의 기술적 한계에 부딪혀 발효 과정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 가스로 인해 유통과정에서 부풀거나 터지기 쉬워 장기보관이나 수출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부산대가 개발한 통기성 발효식품 포장지의 핵심기술인 나노 발포 구조체는 필름에 발포제를 고도로 정밀하게 분산시키고 이를 레이저로 가공해 물은 새지 않고 가스만 배출하는 기공을 만드는 기술이다. 기존 포장지 문제의 해법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 신기술은 장기간의 유통기간 동안 포장지가 전통 항아리와 같이 숨을 쉬게 해준다.
통기성을 조절해 기존 포장지 대비 약 1000배 이상 유산균을 증가시켜 제품의 품질 향상에도 탁월하다. 포장지 팽창과 파손으로 인한 불편함은 낮추고 상품 경쟁력은 강화시킴으로써 소비자 만족도 향상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지큐지원은 이번 농림식품신기술 인증으로 통기성 발효 포장지에 대한 제품의 신뢰성과 기술적 우위 확보는 물론 발효식품의 생산·유통상의 표준화 토대를 마련해 푸드테크를 혁신할 기술창업기업으로 발돋움하게 됐다.
㈜지큐지원의 기술적 성장 배경에는 신 교수 연구팀과의 지속적인 산학협력과 기술사업화 전담조직인 산학협력단 기술사업부의 체계적인 지원이 뒷받침됐다.
지난 2019년 ㈜지큐지원의 다공성 물질에 관한 기술 수요를 확인한 부산대는 '수요기반형 발명자 인터뷰'를 통해 신보성 교수 연구팀을 매칭하고 기업 현장을 직접 방문해 기술 자문과 대학 기술 도입을 적극 지원했다.
기술 이전 이후에도 신 교수팀은 전문 연구진이 없는 ㈜지큐지원을 도와 발포제의 배합 비율 연구부터 레이저 가공기 설계에 이르는 생산공정 전 분야에 대한 아낌없는 기술·노하우를 이전해 짧은 기간 내 양산시스템 구축, 신기술 인증 등 기술사업화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협력했다.
3차원 레이저프린팅 기술 분야의 최고권위자로 활발히 지역기업과의 산학협력 및 기술 상용화에 앞장서고 있는 신 교수는 "㈜지큐지원과 같은 기술혁신의 고부가가치형 강소기업 성공모델을 제시하는 데 지속적으로 기여해 졸업생들의 취업난 해결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전했다.
이 같은 ㈜지큐지원의 통기성 포장지 제조기술은 K-푸드 세계화에 따른 우리나라의 농식품 수출이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수출의 근간을 이루는 발효식품의 포장지 개발과 보급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지큐지원은 이번에 개발된 기술을 활용해 기술사업화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김치 포장지 납품을 위해 ㈜풀무원과 협의를 추진 중이며, 발효 콩 제품 '템페'의 제조사인 ㈜파아프의 다양한 형태의 발효식품에 선진화된 포장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정해동 ㈜지큐지원 대표이사는 "부산대와의 공동연구와 기술 이전으로 애로기술 해결은 물론 원천기술을 확보하게 돼 기술 기반 창업기업으로 도약하게 됐다"며 "확장성이 무궁무진한 통기성 필름 제조 기술을 발전시켜 통기성 방호복 소재 등 하이테크 기능성 의류 산업의 혁신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최경민 부산대 산학협력단장은 "최근 대학은 시장이 찾고 기업이 필요한 기술을 직접 발굴하고 사업화하는 혁신주체로 주목받고 있다"며 "앞으로 기술 발굴부터 고도화, 기술 이전·사업화, 투자까지 통합지원이 가능한 부산대만의 강점을 살려 하나의 거대한 인큐베이터로서 대학 기술을 활용한 기술사업화 성공사례를 지속적으로 늘리며 대학의 기술사업화로 산업계 혁신성장을 이끌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