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4인 대선주자 TV토론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 공방
포문 연 尹 "이렇게 설계한게 문제"
발끈한 李 "저축은행 대출 비리 왜 봐줘"
安에 도움 요청한 尹
"시장이 바보라 밑에 사람이 다 해먹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3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방송 3사 합동 초청 '2022 대선 후보 토론'에 앞서 기념촬영을 한 후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심상정 정의당,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간 4자 TV토론이 3일 처음으로 열렸지만, 이재명 후보를 겨냥한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을 놓고 날선 공방이 벌어졌다.
이재명 후보의 성남시장 재직 당시 추진됐던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어떻게 1조원 가까운 이익이 나오도록 설계됐는지를 따지는 윤 후보의 공세에 이 후보는 윤 후보에게 "저축은행 대출 비리는 왜 봐줬나"라고 맞받아치면서 치열한 네거티브 양상으로 확전됐다.
워낙 이번 대선이 박빙의 양강구도로 전개돼 TV토론이 새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결국 이날 토론에서도 네거티브 공방이 치열하게 벌어졌으나, 실제 영향력은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尹·沈·安 집중 공세에 李 맞불
이날 오후 열린 첫 4명의 대선주자 TV토론에서 이재명 후보를 겨냥한 나머지 주자들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공방이 집중됐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윤석열 후보였다.
윤 후보는 부동산 분야 주제토론에서 이 후보를 향해 "이 후보께서 엄청난 이익이 발생하는 대장동 개발 사업 설계를 다시 해도 이렇게 하겠다고 말씀하셨는데, 이 후보는 이 사업에 들어가는 비용과 수익을 정확히 가늠하고 설계했나"라고 물었다.
이에 이 후보는 "이런 얘기를 다시하면서 시간낭비를 하기 보다 가능하면 우리 국민의 민생경제 얘기를 많이 하자. 어렵게 만든 토론자리다"라면서 즉답을 피했다.
그러나 윤 후보의 공세는 끈질기게 이어졌다.
윤 후보는 "이런 개발사업에서 어떤 특정인, 3억5천만을 투자한 사람에게 배당받을 수 있는 최상한선, 캡을 씌우지 않고 이렇게 설계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있는 것 아닌가"라고 따졌다.
이에 이 후보는 "그 업자들은 이렇게 얘기한다. 이재명 12년 찔러봤는데 씨알도 안먹힌다고"라면서 "윤 후보 보고는 '내가 한마디만 하면 윤 후보 죽는다' 이렇게 얘기한다. 저는 이익 본 일이 없다. 그런데 윤 후보는 부친 집을 그 관련자들이 사줬다"고 맞불을 놨다.
■安에 도움 요청한 尹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놓고 윤 후보와 이 후보간 신경전은 더욱 가열됐다.
윤 후보는 "엄청난 이익이 발생하는 대장동 개발 사업에서 성남시 얼마나 이익을 확보하는지가 문제"라면서 "시장으로서 당연히 개발 사업의 비용과 수익을 정확히 인식했을 것"이라고 압박했다.
그러나 이 후보는 "모든 국민은 성남 이재명 시장에게 왜 국민의힘이 막았을지 언정 100% 이익환수를 못했냐고 하는데 그건 제가 부족했다"며 "하지만 분명한 건 공공개발을 못하게 하고 업자들의 뇌물을 받아먹고 이익을 취한 건 국민의힘이다. 윤 후보가 할 말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 후보는 윤 후보의 거듭된 질문에 "(이 자리는) 특검을 뽑는 자리가 아니다"라면서 "국민이 궁금해하는 것을 주자들이 얘기하는 것인데 엉뚱한 얘기를 하나"라고 지적했다.
이에 답답함을 느낀 듯 윤 후보는 안철수 후보를 향해 질문을 하면서 이 후보의 특혜 의혹 관련 가능성을 적극 부각시키려 했다.
윤 후보는 안 후보에게 "시장이 바보여서 밑에 사람이 다 해먹고 조 단위 이익을 해먹고 기소된 것인가"라면서 "아니면 시장이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해서 이렇게 설계한 것인가. 안 후보의 생각은 어떤가"라고 질문했다.
그러나 안 후보는 "본질은 1조원 가까운 이익이 민간에 간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답하며 윤 후보를 측면 지원했다.
3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방송 3사 합동 초청 '2022 대선 후보 토론'에 앞서 후보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심상정 정의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사진=뉴시스
■TV토론 향후 민심향배 가늠자
대선을 한달여 앞둔 시점에 열리는 TV토론의 영향력은 그동안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의 TV토론 영향력은 다소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대통령 직선제 개헌 이후 7번의 대선 중 6번은 한달 전 여론조사 1위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이번 대선은 유독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이번에는 TV토론도 하나의 주요 변수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설 연휴에 불발됐던 이재명-윤석열 후보간 양자토론으로 국민들의 토론에 대한 관심도 또한 높아졌다는 점에서, 적어도 첫 TV토론에서 실수하는 후보는 치명타를 맞을 수 있다.
아직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한 20% 안팎의 부동층 표심이 TV토론으로 흔들릴 수 있고, 각 진영에선 TV토론을 통해 상대 후보에 대한 공세를 더욱 가다듬어 나설 수 있어 실수 줄이기가 각 후보들의 주요 과제가 됐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전민경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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