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미크론 확산세가 거세지자 방역체계를 자율과 책임을 강조한 '셀프방역' 체제로 전환한다. 이달 말 17만명에 이르는 신규 확진자가 쏟아질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있어서다. 다만 진단과 치료 등의 의료체계는 코로나19 중환자에게 집중할 계획이다.
7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오미크론 맞춤형' 방역·의료체계를 발표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방역체계 전환의 핵심은 한정된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고위험군의 신속한 진단과 치료에 집중하고 진단검사, 역학조사 관리체계를 효율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가동되고 있는 방역·의료체계로는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실상 정부로서도 하루 3만명 넘는 신규 확진자 발생을 감당하기 어려움을 인정한 셈이다.
다만 의료·치료 역량을 코로나19 중환자에게 집중하고, 무증상·경증인 일반 확진자의 경우 '자율성과 책임'을 확대해 나간다는 것이 새 방역·의료체계의 골자다.
정부는 2월 말 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17만명에 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3만5286명을 기록하며 사흘 연속 3만명대를 기록했다. 지난달 24일 확진자가 7513명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2주 사이 확진자는 369.7% 증가했다. 주말효과가 끝나는 9일이나 10일에는 4만~5만명대 확진자가 쏟아져도 이상하지 않을 확산 기세다.
오미크론 검출률도 2월 1주차 기준 92.1%를 기록하며 압도적 우세종이 됐다. 지난해 12월 5주차 검출률이 4%였던 것과 비교하면 초고속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오미크론 대응을 통해 일상회복을 점진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 "이제부터가 오미크론 대응의 진짜 시험대"라며 "일상회복으로 가는 마지막 고비다. 정부를 믿고 힘을 모아주신다면 더 빠르게 일상회복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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