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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심기일전… 12년만에 日 재진출

아이오닉5·넥쏘 등 친환경차
5월부터 100% 온라인 판매
사명 현대차재팬→현대모빌리티

【파이낸셜뉴스 도쿄·서울=조은효 특파원 김병덕 기자】 현대자동차가 전기차와 수소연료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을 앞세워 '수입차의 무덤'으로 불리는 일본 자동차 시장에 재진출했다. 지난 2009년 사업 철수 이후 12년 만이다. 일본 시장 재공략을 위한 신차는 전기차 '아이오닉5'와 수소연료전지차 '넥쏘'가 맡았다. 100% 온라인 판매한다.

뒤늦게 전기차 시장에 시동을 걸고 있는 도요타, 혼다 등 일본차들과 '일본 현지 안방'에서 전기차 등 친환경차로 승부를 겨뤄보겠다는 것이다. 일본 자동차업계와 현지 언론들은 '절치부심' 현대차의 재도전에 비상한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8일 일본 도쿄 오테마치 미쓰이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영상 메시지를 통해 오는 5월 아이오닉5와 넥쏘의 판매를 개시, 7월부터 고객에게 인도하겠다고 밝혔다.

장 사장은 일본 시장 재진출의 자세를 한마디로 "미도지반(迷途知返·한번 길을 잘못 든 후에 바른 길로 돌아가서 고친다)"이라며 "지난 12년간 철수라는 아픔을 다양한 형태로 마주하고, 진지하게 받아들여 왔다"고 말했다. 장 사장은 최근 외신과 인터뷰에서도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많이 준비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장 사장은 이 자리에서 반격의 3대 전략으로 △100% 온라인 판매 △친환경차(ZEV) △카셰어링 플랫폼과의 연계사업을 제시했다. 또 변화하고 있는 자동차 시장의 트렌드를 반영해 사명도 현대차 재팬에서 현대 모빌리티로 변경했다고 했다.

현재 일본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비중은 1%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미미하다. 하지만 일본에서 향후 차량 구매의사가 있는 소비자 4명 중 1명은 전기차 구매를 고려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는 등 새로운 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이 기회를 잡겠다는 게 현대차의 구상이다.

특히 현대차가 선보이는 아이오닉5와 넥쏘 모두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상품성을 인정받고 있는 모델이라는 점에서 경쟁력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테슬라 등이 실시하고 있는 100% 온라인 판매방식은 초기 리스크를 최소화할 뿐만 아니라 고객에게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긍정적 전략으로 평가된다. 옵션 선택, 주문, 대금결제, 보험 가입, 자동차 등록 등 모든 절차가 온라인상 하나의 아이디로 가능해진다.

카셰어링 사업 역시 일본 시장 연착륙을 도모함과 동시에 폭넓은 고객층을 확보할 전략으로 여겨진다.
최근 일본에서는 젊은층의 '구루마 바나레(자동차 소유 이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도요타 등이 차량 공유·렌털 서비스를 실시하는 배경이다. 장 사장은 "일본 시장은 탈탄소화에 대한 의식이 높아지고 있는 시장이며,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다양한 생활방식을 즐기는 고객이 있는 시장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