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중국대사관 "1000m 준결승, 판정 문제 없어"
"한국 언론과 정치인들, 반중정서 부추겼다" 직격한 바 있어
쇼트트랙 황대헌이 10일 오후 중국 베이징 메달 플라자에서 열린 남자 쇼트트랙 1500m 메달 세리머니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화상
[파이낸셜뉴스] 주한 중국대사관이 10일 황대헌(23·강원도청)이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우승한 데 대해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냈다. 쇼트트랙 판정 논란에 일부 한국 정치인이 반중 정서를 선동하고 있다고 비난한 뒤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주한 중국대사관이 10일 황대헌(23·강원도청)의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우승에 대해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냈다. 주한 중국대사관은 전날 편파 판정 논란에 대해 일부 한국 언론과 정치인들이 반중 정서를 선동하고 양국 국민 감정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한 것과 대조적이다.
주한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이날 "황대헌 선수와 한국 대표팀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는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 명의의 메시지를 공개했다.
주한 중국대사관 페이스북 갈무리
대변인은 "황대헌 선수의 활약에 대해 중국 국민들도 긍정적으로 평가함으로써 중한 양국 국민의 참된 우정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또 "베이징올림픽에서 중한 양국 선수가 선전하고, 중한 간 우호적 정서가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어 "베이징 올림픽과 중·한 수교 30주년을 계기 삼아 중한 각 영역에서의 우호협력 관계가 더욱 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전날 대사관 측은 쇼트트랙 1000m 경기 중 황대헌을 포함한 한국 선수 2명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실격당한 '편파판정' 논란에 대해 "국제빙상경기연맹의 요구에 따라, 초고속 카메라를 갖춰 심판에게 충분한 기술 지원과 근거를 마련했고 영국계 심판장은 평창올림픽을 포함해 3차례 올림픽 쇼트트랙 심판장을 역임한 권위자"라고 쇼트트랙 판정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어 "일부 한국 언론과 정치인들은 중국 정부와 베이징올림픽 전체에 화살을 돌리고, 심지어 반중정서를 부추기며 양국 국민 감정을 악화시켰다"고 한국 내 반중 정서의 원인을 언론과 정치인에게 돌렸다.
이날 공개된 중국 대사관의 메시지는 한국에서 악화하는 반중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황대헌 선수가 1000m 준결승에서 석연치 안은 판정으로 탈락했을 때 발생한 '편파판정' 논란을 덮고, 베이징동계올림픽 판정이 공정하다는 주장을 하기 위해 황대헌 선수의 성과를 축하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 온라인판도 이날 황대헌의 금메달에 대해 중국 누리꾼들이 "논쟁 없이 진짜 실력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했다고 보도했다.
황대헌 선수 인스타그램 갈무리
한편 황대헌이 9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시작된 쇼트트랙 남자 1500m 경기를 치르고 있을 때, 황대헌의 인스타그램 계정은 중국인으로 보이는 누리꾼들의 댓글 폭격으로 난장판이 되고 있다.
중국 국기로 도배한 댓글이 대부분이었으며, 누리꾼들은 한국을 뜻하는 'KR'을 쓴 뒤 구토하는 표정의 이모티콘을 연속으로 달기도 했다. 또한 "한국은 소국이고 중국은 대국이다" "한국이 중국에게 무릎을 꿇었다" "어차피 중국이 승리한다"는 댓글이 도배됐다. 일부는 한국 남성을 비하하는 의미라고 논란이 됐던 집게손가락 이모티콘을 쓰기도 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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