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심사대상 28만명으로 최다
부동산관련 기관 직원은 전원 타깃
인사혁신처, 조직 개편해 대비
"재산형성 과정 등 꼼꼼히 살필 것"
인사혁신처가 올해 28만여명 공무원 재산심사를 본격화한다. 재산심사 대상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부동산 관련 기관(99개) 공무원을 포함한 총 28만여명으로 역대 가장 많다. 공직자 재산심사 주무부처인 인사처가 최대 규모의 재산등록 대상자에 대한 심사에서 거짓 신고, 부정 취득 등 공무원 재산증식 비위를 제대로 걸러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간 재산심사 제도 실효성 논란이 지속된데다 공무원 부동산투기로 국민적 공분을 샀던 'LH사태' 이후 첫 재산심사라는 점에서다.
■공무원 28만여명 재산심사 착수
14일 인사처는 올해 공무원 재산심사에서 직무상 비밀을 이용한 부동산 취득, 주소지외 부동산 과다 소유 등을 집중 심사하겠다고 밝혔다. 재산등록 공무원은 지난해 12월말 기준 28만7000명. 등록 대상은 역대 최대 규모다. 국가·지방 정무직, 4급 이상 공무원 등 재산등록의무자들은 이달까지 재산등록을 끝내야 한다.
LH, 서울주택도시공사(SH), 경기주택도시공사(GH) 등 부동산 관련 99개 기관 공무원 6만4000여명은 지난해 말까지 재산등록을 완료했다.
지난해 9월 공직자윤리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LH, SH, GH, 새만금개발공사 등 부동산 관련 17개 기관의 모든 공직자는 직급과 관계없이 재산을 의무적으로 등록해야 한다. 부동산 취득 경위와 소득원 등도 기재해야 한다.
한국개발연구원, 한국철도공사, 한국농어촌공사 등 82개 유관기관의 경우 부동산 관련 개발·규제 등의 업무 또는 연구·조사 등을 수행해 관련 정보를 취급하는 부서의 공직자는 재산등록을 해야 한다.
■업무비밀 이용 부정취득 집중 심사
인사처는 LH사태로 대상자가 확대된 이후 첫 정기 재산심사인만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내부정보를 이용해 부정한 방식으로 부동산 재산을 늘린 공무원의 비위 근절에 대한 국민 여론이 엄격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공무원 재산심사 제도의 실효성 의문에 대한 지적도 신경써야 한다. 실제 지난해 고위 공직자들이 직무상 비밀 이용, 거짓 기재, 고의 누락 등 재산등록 부정행위가 정부 심사에서 제대로 걸러지지 않은 데 따른 국민들의 불신이 컸었다.
김도형 인사처 재산심사기획과장은 "LH 등 부동산 관련 업무공직자가 재산등록의무자로 확대됨에 따라 이들의 직무상 비밀, 법인(부동산 명의신탁) 이용 등 재산형성 과정에 대한 심사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사처는 올해 직무상 비밀을 이용한 부동산 취득 여부, 법인을 통한 부동산 명의신탁 등을 심층 심사할 방침이다. 또 △소득대비 순재산 과다 증감자 △주소지외 부동산 과다 소유자 등에 대해서도 집중심사한다. 비상장주식·출자지분의 재산형성 과정도 엄격히 들여다본다.
아울러 재산등록 제도를 개선한다.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의 재산등록 의무대상자를 현재 임원급(기관장 등 상임이사)에서 1급이상 고위공직자로 확대한다. 반면 재산등록 의무 대상 기관에 소속돼있으나 부동산 관련 업무를 담당하지 않거나 정보 취득가능성이 없을 경우 재산 등록대상에서 제외한다. 공무직 등이 대상이다.
■인사처 재산심사 2개과로 확대
인사처는 재산등록 심사대상 확대에 대응해 지난달말 관련 심사 조직을 확대 개편했다. 공무원 재산등록·심사 업무를 전담하는 인사처는 윤리복무국 소속 재산심사과를 2개과(재산심사기획과, 재산심사관리과)로 확대했다. LH사태를 계기로 지난해 4월부터 가동한 재산 집중심사단을 정규조직으로 개편한 것이다.
인력도 7명 증원했다. 인사처는 이같은 내용의 직제 일부개정령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
연원정 인사처 윤리복무국장은 "공직사회 투명성에 대한 국민 관심과 기대치가 높은 만큼 부동산을 비롯해 공직자의 재산형성 과정에 부정한 행위가 없는지를 면멸히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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