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네거티브 중단"
대선 한 달여 남기고 지지율 박스권 갇혀...윤 후보 직접 공격으로 선회
정치권 일각 "尹·安 단일화 쟁점 되기 전 지지층 결집 노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3일 오후 제주 서귀포 매일올레시장에서 가진 즉석 연설에서 상인과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 후보는 슬로건 '위기에 강한, 유능한 경제대통령'를 내세워 15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에 나선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13일 주말 유세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를 직접 거명하며 네거티브 중단 20여 일 만에 "검사 나부랭이" "궁예의 지배" "폭압 정치" 등 원색적 표현을 동원해 공격했다. 일각에서는 이 후보의 원색적 표현을 두고 '샤이 이재명'을 결집시키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후보는 이날 제주 서귀포시 전통시장 현장 연설에서 윤 후보의 '집권 시 적폐 수사' 발언을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폭력을 공언한 후보는 본 일이 없다"며 "이런 정치 집단이 우리 미래를 과연 제대로 이끌어갈 수 있겠나"라고 했다.
그는 윤 후보를 조선시대 임금인 선조에 빗대어 "선조의 무능함이 수없이 많은 백성을 죽음으로 내몰았고 나라는 피폐해졌다"며 "(반면) 세종이나 정조는 좋은 정책이라면 네 편, 내 편 가리지 않았다"고 윤 후보를 비판했다.
공식선거운동 개시를 사흘 앞두고 중원 공략에 나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2일 오후 천안시 동남구 독립기념관 겨레의집 앞에서 열린 즉석연설에 앞서 시민과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화상
이 후보는 전날인 12일 충남 천안시 유세에선 윤 후보의 '무속 논란'을 집중 부각하면서 후고구려 건국자 궁예도 거론했다. 그는 "여러분의 운명이 점쟁이가 던지는 엽전 몇 개와 쌀 한 움큼, 부채 도사의 부채에 따라 결정이 되길 바라느냐"며 "(윤 후보가 당선되면) 다시 궁예의 지배를 받는 엄혹한 과거로 돌아가게 된다"고 했다. 이 후보는 윤 후보의 '5년짜리 선출 권력' 발언에 대해서도, "어떻게 감히 검사 나부랭이가 선출 권력에 그런 말을 할 수 있느냐"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후보는 지난달 26일 기자회견에선 "네거티브를 확실히 중단하고 오로지 민생, 미래, 국민들의 삶에 대해서만 말씀드릴 것"이라고도 선언했다. 하지만 대선이 한 달여 남은 상황에서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히자 윤 후보에 대한 직접 공격으로 방향을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이 후보 측의 총공세에 대해 정치권에선 "공식 선거운동(2월 15일) 직전 마지막 주말 유세까지 반전의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걸로 보인다"는 해석이 나온다. 윤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야권 단일화가 대선 쟁점으로 떠오르기 전까지 자신의 지지층을 최대한 결집시켜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13일 유튜브를 통한 특별 기자회견에서 야권후보 단일화 제안을 하고 있다. (사진= 안철수 유튜브 캡쳐). 사진=뉴시스
안 후보는 13일 대선후보 등록 이후 유튜브 기자회견을 통해 "구체제 종식과 국민통합의 길을 가기 위해 야권 후보 단일화를 제안한다"며 구체적으로 '여론조사에 따른 국민경선방식의 단일화 방식'을 윤 후보 측에 제안한 바 있다.
여권은 중도층에 위치하는 이른바 '샤이 이재명' 유권자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샤이 이재명'이란 '형수 욕설'과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 등으로 인해 속으론 이 후보를 지지하지만 내놓고 표현하지 못하는 유권자들을 뜻한다. 친여 성향의 방송인 김어준씨는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이 후보에게는 블루 칼라 샤이 지지층이 있다"며 "박빙 열세라지만 내 계산법으로는 (이 후보가) 우세하다"고 주장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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