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
청원인 A씨 "친아버지, 네 살 때부터 지속적으로 성폭력"
"아버지 고소했으나 경찰 '불송치'...국선변호사도 미온적"
"어린 내게 끔찍한 성폭력 한 아버지 재판장에 세울 수 있도록 도와달라" 호소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어린 시절부터 친아버지에게 지속적으로 성폭력을 당했다는 20대 여성이 아버지에 대한 엄벌을 촉구한 국민청원 글을 올렸다.
14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네 살 때부터 성폭력을 저지른 친아빠를 처벌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게시됐다. 게시된 지 하루도 안 돼 1만 명 이상이 동의했으며 15일 오전 7시 기준 1만5202명의 동의를 받았다.
청원인 A씨의 말에 따르면 교사인 그의 아버지는 A씨가 어린 시절부터 매일 술을 마시고 가전제품이나 의자를 집어 던져 유리창을 깨는 등 가족들을 대상으로 가정폭력을 했다고 한다. 여기에 더해 A씨 아버지는 친딸인 A씨를 상대로 성폭력까지 저질렀다.
A씨는 "네 살 무렵, 부친과 나만 집에 있던 날 아버지가 내 몸과 성기 주변을 만졌다"며 "그런 일은 연례행사처럼 반복됐고 해가 갈수록 수위가 높아졌다. 부모님이 크게 싸운 날 어머니가 언니 방으로 가면 아버지는 내 방으로 왔다. 그리곤 내 위로 올라와 몸과 성기 주변을 더듬었다. 그럴 때마다 난 눈을 감고 자는 척을 했다. 이 시간이 빨리 지나가기만 빌었다"고 털어놨다.
이 밖에도 A씨 아버지는 A씨가 샤워를 하는 욕실에 들어가 "도와준다"면서 성기 주변을 만지고 심지어 유사 성행위까지 했다고 한다.
2019년에는 아버지로부터 폭력과 함께 "죽여버리겠다"는 폭언도 들었다고 A씨는 말했다. A씨는 그 일로 집을 나오게 됐다. 이후 성폭력 상담소와 상담을 통해 아버지에 대한 법적 대응을 결심, 지난해 아버지를 고소했다.
그런데 경찰은 '불송치'를 결정했다. A씨는 경찰이 제대로 조사도 하지 않고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고 주장한다. 경찰이 선임해 준 국선변호사도 미온적으로 대응했다며, 아버지를 처벌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A씨는 "고소 후에 아버지에 대한 조사는 오랫동안 이뤄지지 않았고, 연락도 잘 되지 않았다. 겨우 연락이 돼도, 담당 수사관은 '피의자가 바쁘다고 하셔서 조사가 미뤄졌다'고만 했다"며 "또 '아무리 구체적이어도 그렇게 오래된 기억을 어떻게 믿을 수 있느냐'고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나는 어릴 적 당한 폭력의 영향으로 심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희귀난치병을 앓고 있다. 내게 씻을 수 없는 피해가 남았는데 왜 가해자를 벌할 수 없는 것이냐"며 "분명히 일어났으며 20대 후반이 된 지금도 생생히 기억나 나를 악몽 속에 살게 하는 그 일이 재판장까지 가지조차 못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A씨는 "국선변호사에게서도 어떠한 법률적 조언을 구할 수 없었다. 추가 조사에도 동행하지 않으려 하셔서 설득을 해야 했다"며 "나는 충분한 조사와 법의 보호를 받고 싶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어린 내게 끔찍한 성폭력을 한 아버지를 재판장에 세울 수 있도록 도와달라. 다시 시작될 수사에서 충분한 절차를 통해 사실을 밝혀 달라"고 촉구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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