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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민족주의에 나이키·네슬레 등 서방기업 고전

中 민족주의에 나이키·네슬레 등 서방기업 고전
정가 1499위안(약 25만7000원)인 리닝의 인기 운동화를 4만8889위안(약 838만2000원)에 되파는 중국 한 쇼핑몰(텅쉰망 갈무리)/사진=뉴스1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집권 3기를 앞두고 중국 내에 민족주의 소비 행태가 고조되면서 나이키, 네슬레 등 서방의 거대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주요 외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티몰에서 지난해 2월부터 1년 동안 외국 브랜드 운동화 판매량은 전년보다 24% 감소했다. 반면 중국 브랜드는 17% 증가했다. 외국 브랜드의 스포츠의류 판매는 같은 기간 33% 줄었다.

운동화·스포츠의류 시장에서 중국 국내 브랜드가 미국과 유럽의 거대 기업을 몰라낸 결정전 전환점은 지난해 3월 신장위구르지역 생산 면화 사용중단 선언이라고 외신은 분석했다.

당시 나이키와 아디다스는 이에 동참했다가 소비자의 보이콧 후폭풍을 겪었다. 나이키는 전체 매출에서 중국 시장의 비중이 10년 전 12%에서 신장 사태 이전 22%까지 높아졌다가 가장 최근 분기 16%까지 떨어졌다. 아디다스도 비슷한 상황이다.

그러나 신장산 면화를 지지한다고 밝힌 안타스포츠와 리닝은 사태 몇 주 만에 나이키와 아디다스 판매를 추월했다.

중국 소비자 민족주의는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을 맞아 고조됐다. 이 덕분에 안타와 리닝의 1월말 중국 운동화 시장 점유율 합계는 28%로 신장 사태 이전보다 12%p 상승했다.

화장품, 음료, 분유, 의류 등 분야도 비슷하다. 네슬레는 이미 소프트드링크 온라인 판매 시장의 1위 자리에서 밀려났다. 2008년 멜라민 분유 파동 이후 중국산 분유는 불신의 대상이었지만, 지금은 페이허 같은 로컬브랜드가 시장에서 서방 업체들을 앞질렀다.
화장품에서는 중국 업체 컬러키가 로레알의 입생로랑과 에스티로더를 넘어섰다.

외신은 럭셔리와 뷰티케어 등 시장에서도 서방 기업의 지배적 지위가 오래가지 못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브랜드 컨설팅업체 랜도앤드피치의 아시아태평양 담당 사장 조너선 커밍스는 “중국 소비자들은 점점 더 중국 브랜드를 신뢰한다”면서 “보이콧은 과거에는 일시적이었지만 지금은 사람들이 대체재가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더 지속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