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러 성향 도네츠크·루한스크
2014년 인민공화국 수립 선포
독립땐 우크라 서-동부로 분열
푸틴 승인시 OSCE 협정 위반
우크라 반발, 3자 긴급회의 요청
러시아가 친러시아 세력이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일부 지역에 대한 분리독립을 추진하면서 우크라이나 사태가 새로운 갈등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국경지대에서 일부 병력에 대한 철군을 명령했지만, 러시아 하원이 우크라이나 동부 일부 지역에 대한 분리 독립절차를 추진하면서 충돌이 우려된다.
러시아 의도가 달성되면 우크라이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영향력이 닫는 서부 지역과 친 러시아 지역의 동부로 나라가 쪼개질 수도 있다.
러시아 하원은 15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동부 분리주의 지역의 독립 인정을 촉구했다. 러시아 하원은 푸틴 대통령에게 친러 성향 분리주의 세력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도네츠크와 루한스크에 대해 독립 승인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를 두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 대한 침공을 정당화 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고 해석했다.
푸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면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의 중재 아래 우크라이나와 맺은 '민스크 협정'을 위반하는 것이어서 충돌이 예상된다. 2015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돈바스 지역 무력 분쟁을 종식하기 위해 OSCE의 중재 아래 민스크 협정을 체결했다.
우크라이나는 즉각 반발해, 동부 분쟁 관련 옵서버(참관인) 역할을 해온 OSCE를 포함한 3자 긴급회의를 요청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이날 러시아가 돈바스 분리주의 공화국들의 독립을 승인할 경우 이를 러시아의 민스크협정 탈퇴로 간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돈바스의 친러 분리주의 세력은 지난 2014년 러시아가 주민투표 결과를 근거로 우크라이나에 속했던 크림반도를 병합하자 자신들도 독립하겠다며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 수립을 선포했다.
이후 이들은 우크라이나 중앙 정부를 상대로 무장 독립 투쟁을 벌이고 있으나 국제사회는 두 공화국의 독립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들을 비공식적으로 지원하는 러시아도 그동안 독립 승인은 하지 않았다.
독일·프랑스 정상과 나토 수장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독립을 인정하는 것은 정치적인 재앙이 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이날 우크라 국영통신 우크린포름에 "도네츠크와 루한스크를 독립 국가로 인정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재앙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숄츠 총리는 "만일 러시아 하원의 결정이 현실화한다면 그것은 민스크 협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숄츠 총리가 이날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한 뒤 나온 것이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도 주권 침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국방장관 회의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독립을 인정하는 것은 우크라 주권과 영토 보전을 더욱 침해하고 민스크 협정을 심각하게 위반하는 것으로 정치적 해결책을 찾기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독일, 프랑스, 러시아, 우크라이나가 참여하는 '노르망디 형식' 4자 틀 내에서 돈바스 분쟁에 대한 정치적 해결책을 찾는 것을 지지한다며 두 지역에 대한 독립을 인정하는 것은 이러한 노력을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CNN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반대 목소리를 냈다.
엘리제궁 대변인은 "마크롱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도네츠크와 루한스크의 독립을 승인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며 "우리는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하원의 요청을 따르지 말 것을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국방부와 은행 2곳이 이날 사이버 공격을 받았다. 우크라이나 문화부 산하 전략통신정보보안센터는 성명에서 러시아를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공격 계획이 대규모로는 풀리지 않고 있기 때문에 공격자가 작고 더러운 트릭을 사용했을 수 있다"며 러시아를 배후로 지목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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