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우크라이나 병사가 15일(현지시간) 동부 도네츠크 지역에서 진행된 합동군사훈련 도중 대전차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AP뉴시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대표적인 안전자산 가운데 하나인 금 가격이 치솟고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상승세를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금 가격은 거래일 기준으로 지난 15일간 12일에 걸쳐 상승했다. 1주일 연속 상승한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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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8개월만에 최고
금 선물 가격은 17일 장중 온스당 1902달러까지 올라 지난해 6월 2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18일 거래에서는 0.1% 소폭 하락했다.
CNBC에 따르면 금 선물가격은 18일 0.1% 내린 온스당 1899.80달러로 마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우려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에 몰리면서 금 가격이 치솟고, 미국 국채 가격 역시 뛰는 등 안전자산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때문에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국채 수익률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시중 금리 기준물인 미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은 0.047%포인트 내린 1.927%로 떨어졌다.
반면 위험 자산인 주식은 연일 하락세다.
18일 나스닥지수가 1.23% 하락한 것을 비롯해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이틀 연속 일제히 하락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나스닥지수 등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지난주 모두 1%가 넘는 하락세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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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간 사상최고치 돌파할 수도
존핸콕투자운용의 최고투자전략가(CIS) 맷 미스킨은 "투자자들이 지정학적 헤지를 찾고 있다"면서 이같은 환경이 금 가격 급등세를 부르고 있다고 말했다.
미스킨은 우크라이나 긴장이 고조되면 금 값은 더 올라 2020년 8월 기록했던 사상최고치인 온스당 2051.50달러를 조만간 돌파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올해 7차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매번 금리인상을 결정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고객들에게 금 매수를 추천하고 나섰다.
BoA는 금 가격이 1860~1880달러 박스권 움직임에서 벗어나면 금 매수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리피니티브리퍼에 따르면 금에 투자하는 뮤추얼펀드, 상장지수펀드(ETF)에 16일까지 5주 연속 신규 자금이 유입됐다. 이는 2020년 8월 기록한 20주 연속 유입 이후 최장 신규자금 유입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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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하락세 불가피
금 가격이 올해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던 예상은 빗나갔다. 우크라이나 전쟁 위기가 변수로 작용하기 있기 때문이다.
연준이 올해 강력한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으로 금은 매력을 잃고 하락세를 보였지만 지정학적 위기가 상황을 뒤집었다.
이때문에 우크라이나 위기가 일부 진정되면 금 가격은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국방부가 우크라이나 접경지대에 배치했던 병력 일부를 철수하기 시작했다고 밝힌 뒤 15일 금 가격이 0.7% 하락한 것이 그 방증이다.
스탠더드차터드의 귀금속 담당 애널리스트 수키 쿠퍼는 "금이 현재 (지정학적) 긴장에 얼마나 예민하게 반응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라면서 단기적인 지정학적 긴장 요인이 완화되면 금 값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올해 말에는 금 가격이 온스당 1730달러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데일리FX의 선임전략가 크리스 베치오는 우크라이나 긴장이 어떻게 전개되느냐가 관건이라면서 상황이 악화할 경우 금 가격 저항선은 온스당 1919달러에서 형성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베치오는 그러나 3차세계대전이 터지지 않는 이상 금 가격이 고공행진을 지속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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